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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의회, “브렉시트, 노딜ㆍ연기 안돼…EU와 안전장치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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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브렉시트 ‘플랜 B’ 7개 수정안 표결…2건만 통과

메이 총리 “EU와 재협상”…EU 측 “재협상 열려있지 않다”

헤럴드경제

[사진=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브렉시트 ‘플랜 B’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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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영국 하원이 ‘노 딜(no 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거부하고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대안 협정을 추진키로 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떠나는 상황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점도 연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두고 재협상을 벌여야 하지만, EU 측은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향후 브렉시트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와 관련한 7개 안건에 대해 표결을 실시했다.

이중 5건은 부결됐지만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는 방안과 ‘안전장치’의 대안 협정을 추진하는 수정안 2건은 통과됐다.

앞서 하원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시켰다. 이에 메이 총리는 향후 EU와의 협상에서 의회 발언권 확대, 안전장치 관련 EU와 재협상, 노동권 및 환경 관련 기준 강화 등을 담은 ‘플랜 B’를 결의안 형태로 제출했다.

이후 하원의원들은 메이 총리의 ‘플랜 B’에 대한 다양한 수정안을 내놨고,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날 7개의 수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보수당의 캐롤라인 스펠맨,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수정안은 찬성 318표, 반대 310표로 가결됐다. 다만 정부에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못한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이 제출한 ‘안전장치’ 대안 협정 수정안은 찬성 317표, 반대 301표로 의회를 통과했다.

하원이 앞서 거부했던 브렉시트 합의안 중 가장 많은 반발을 산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일단 안전장치가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브래디 의장의 수정안이 통과되면서 메이 총리는 안전장치를 포함한 브렉시트 합의안의 재협상을 EU에 요구하기로 했다.

반면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와 힐러리 벤, 보수당의 니키 모건 등 하원 특별위원회 의장들이 제출한 브렉시트 연기 수정안은 찬성 298표, 반대 321표로 부결됐다.

이 수정안은 다음 달 말까지 영국 정부와 EU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비준되지 않을 경우 EU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탈퇴 시점을 올해 말까지 9개월 연장하는 내용이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제출한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대안을 놓고 투표하자는 수정안도 통과하지 못했다.

이밖에 법무장관 출신의 도미닉 그리브 보수당 의원,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 레이철 리브스 노동당 의원 등이 제출한 수정안도 모두 부결됐다.

메이 총리는 이날 표결 후 “의회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밝혔다”며 “안전장치에 변화가 가해지고, 노동권 등에 대한 확약이 있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은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EU는 여전히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대변인은 이날 메이 총리가 재협상을 선언하자 “안전장치는 영국의 EU 탈퇴협정의 일환이며, EU 탈퇴협정은 재협상에 열려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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