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전환기간 2021년까지 1년 연장…'안전장치' 재협상 추진
英 정부는 아직 공식반응 없어…"EU, 받아들일 수 없다"
영국 보수당, 브렉시트 교착상태 해결 위한 절충안 마련 (PG)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그동안 브렉시트(Brexit)를 놓고 분열 양상을 보여온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유럽연합(EU) 탈퇴 지지세력과 잔류 지지세력 간에 절충안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를 둘러싼 교착상태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EU 잔류 지지자 그룹은 최근 비밀 논의를 통해 브렉시트 절충안에 합의했다.
이번 논의에 브렉시트 강경론자 중에서는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 수장인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과 전 브렉시트부 차관을 지낸 스티브 베이커 의원, 킷 몰트하우스 주택담당 부장관 등이, 친 EU 세력에서는 스티븐 해먼드 보건 담당 부장관, 로버트 버클랜드 의원, 니키 모건 하원 재무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각각 참여했다.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수당의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 [EPA=연합뉴스] |
절충안에는 논의를 주재한 몰트하우스 부장관의 이름을 따 '몰트하우스 절충안'(The Malthouse Compromise)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절충안은 크게 2단계로 이뤄졌다.
우선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중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 EU와 재협상을 추진하면서 예정대로 오는 3월 29일 브렉시트를 단행한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당초 오는 2020년 말까지로 합의된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을 1년 연장, 2021년까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절충안은 만약 EU와의 '안전장치' 재협상이 실패할 경우 2단계로 영국은 EU와의 분담금 정산, EU 주민의 거주권한 보호 등의 약속을 지키는 대신 EU 역시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2021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환기간 동안 양측은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절충안 내용이 전해지자 보수당의 왓츠앱 메신저에서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EU 잔류 지지자들 모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같은 절충안이 브렉시트와 관련한 당내 분열을 수습하고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단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절충안은) 돌파구다.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이를 채택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U 잔류 지지자인 스티브 브라인 공공의료 담당 정무차관은 "기대되는 안이다. 이를 실행해 앞으로 나가자"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의 '몰트하우스 절충안'은 이미 지난주 총리실에 전달됐지만 아직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절충안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회의 참석을 위해 총리실에 도착하는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
EU 역시 이런 절충안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때 통행과 통관절차를 엄격히 하는 것)를 피할 수 있다는 확약을 줄 수 없다며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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