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
금의환향이다. 한국 땅을 밟은 박항서 감독(60)을 국민은 "영웅의 귀환"이라며 격하게 환영했다. 장기간 이동으로 지쳤을 그였지만, 빙그레 웃고 있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또다시 '항서 매직'을 보여준 박 감독은 가족과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국제대회가 연이어 열려 지쳐 있었다"며 "가족과 편안하게 지내다가 다음달부터 목표를 향해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후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스즈키컵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올해 아시안컵에서도 베트남에 사상 첫 8강 진출이란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박 감독은 베트남의 질주에 대한 원동력으로 "운이 많이 따랐다"며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그는 이어 "스즈키컵 이후 동기 부여와 목표의식이 많이 떨어졌지만 극적으로 16강에 올라가니 선수들 분위기가 살아나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오히려 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아쉽게 8강에서 탈락한 한국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했는데 골을 넣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실제 한국과 카타르의 8강전을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열정까지 보인 그다. 하지만 공은 둥글었고, 그의 말대로 "축구는 어려운 것"이었다.
소기의 성과를 거둔 그이지만 사실 고민은 있다. 박 감독은 현재 U-23, 성인대표팀을 모두 지휘하고 있어 심신이 지친 상태다. 한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강행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내놓은 해답은 '선택과 집중'이다. 박 감독은 "이 문제에 대해 베트남 축구협회와 논의 중"이라며 "우선 월드컵 예선과 동남아시아 지역 대회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사실 박 감독의 눈이 최종적으로 향한 곳은 월드컵이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월드컵 본선에 나간 적이 없다. 박 감독은 베트남이 월드컵에 나가기 위해선 장기적인 계획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베트남은 10세 이상 어린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해 향후 10년 이상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박 감독은 한국 국민에게도 "격려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올 한 해도 최선을 다해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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