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표결은 지난 15일 하원에서 부결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2차 표결이 아니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변경 구상이 담긴 '플랜B'에 대한 찬반 여부와 일부 여야 의원들이 제시한 수정안을 놓고 투표를 벌이는 것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압도적 표차로 패배하자 지난 21일 브렉시트 플랜B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EU와의 '안전장치' 재협상 추진 등이 결의안에 담겼다. 이 밖에 향후 EU와의 협상에서 의회의 발언권 확대, 노동권·환경 기준 강화가 포함됐다.
이에 의원들은 메이 총리의 플랜B에 대한 여러 수정안을 내놨다. 이 수정안들은 통과되더라도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메이 총리를 압박하기에는 충분하다. 현재까지 14건의 수정안이 제출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합의안에 수정안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이에 반발한 의원들이 2차 합의안 의회 투표에서도 반대표를 던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합의안 2차 투표 시점은 오는 2월 말로 거론되고 있다.
메이 총리가 합의문에 의원들의 수정안을 반영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떤 수정안이 하원에서 통과될지 관심이 쏠린다. 결과에 따라 브렉시트의 향후 방향이 바뀔 수 있는 셈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은 어떤 수정안들을 심의·표결에 부칠지 29일 오후 1시(GMT 기준) 발표한다. 기준은 자신의 재량이다. 이후 오후 7시에 수정안 별로 투표가 이뤄진다. 플랜B에 대한 투표는 오후 8시~8시 30분 이뤄질 전망이라고 영국 아이뉴스는 보도했다.
여러 수정안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제1야당인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과 보수당의 닉 볼스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안이다. 103명의 의원이 서명한 이 안은 상정 및 통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월 말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오는 3월 29일이 시한인 탈퇴 시점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다. 야당인 노동당이 찬성하는 데다 보수당 내 일부 의원도 긍정적이어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
보수당 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위원장인 그레이엄 브래디가 제출한 수정안도 관심이다. 서명 의원 수는 8명으로 적지만 메이 총리의 지지를 받았다.
이 안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하드보더(엄격한 통행·통관)'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대안 협정으로 대체하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EU와 안전장치를 재협상하겠다는 메이 총리의 구상과 일맥상통한다.
노동당 대표 제레미 코빈이 제시한 수정안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안은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EU와의 영구적 관세동맹 체결 추진과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최 등을 고려하도록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코빈 대표의 수정안은 통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수당 강경파뿐 아니라 당 내 친(親)EU 성향 의원들 마저도 야당 대표인 코빈의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길 꺼려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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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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