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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MT리포트]브렉시트-노란조끼 시위도…시작은 '얇아진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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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편집자주] 문제는 경제(It`s Economy)요, 정확히는 홀쭉해진 국민들의 지갑이었다. 물가가 한주 만에 몇만%씩 오른다는 남미의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현재 자칭 대통령이 두명일 정도로 폭풍 전야다. 프랑스의 에펠탑, 루브르도 한때 폐쇄시킨 노란조끼 시위도 유류세 인상 방침이 발단이었다. 성장률 둔화가 목전인 중국은 고기값 급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치솟는다. 얇아진 지갑으로부터의 혁명과 위기, 그 이면을 들춰봤다.

[佛 유류세 인상안에 발끈한 시민, 50년 만에 대규모 시위…英 이민자 급증, 일자리 경쟁·임금하락 현실화로 브렉시트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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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란조끼 시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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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만의 파리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라고 불린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가 지난 주말인 26일(현지시간) 기준 11주째를 맞았지만 갈등은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브렉시트 시한도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며 혼돈에 휩싸인 영국 역시 파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와 유럽, 나아가 세계를 뒤흔든 거대한 노란조끼 물결의 시작은 평범한 서민들의 생활비 인상 부담에 대한 공포였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친환경 에너지 로드맵'의 일환으로 유류세 인상을 결정하자 이에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미 지난 1년간 경유 가격이 20% 넘게 오르는 등 기름값이 오른 상황에서 정부가 경유와 휘발유 각각에 대해 2018~2019년 또다시 세금인상 방침을 정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일상에서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해 유류세 인상에 직격탄을 맞는 사람들이 먼저 반응했지만 이후 시위는 생활수준이 하락한 노동계와 중산층을 중심으로 퍼졌다.

프랑스는 차 사고 등에 대비해 눈에 잘 띄는 형광 노란조끼를 차량에 의무비치토록 했는데 시민들은 바로 이 조끼를 입고 거리로 나왔다. 노란조끼 시위라는 명칭도 여기서 비롯됐다.

법인세 인하와 노동 유연화를 주장해 '부자를 위한 대통령'이란 비판받던 마크롱은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다. 부족한 세수 충당을 위해 서민을 압박한다는 빈축을 샀다.

시위대는 사회 불평등 해소를 주장하며 유류세 인상 철회 뿐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거주세 인하 △부유세 축소안 철회 △대입 개혁안 폐지 등을 요구했다. 삶의 질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

지지율이 20% 초반까지 떨어지게 된 마크롱 대통령은 결국 지난해 말, △유류세 인상 방침 철회 △최저임금 월 100유로 인상 △추가 근로수당 비과세 △월 연금액 2000유로 미만인 연금생활자에 대한 세금 부과 철폐 등을 내걸고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불길을 잡기엔 늦어다는 반응. 노란조끼 시위대는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 출마계획을 알리며 정치세력화를 시도중이다. 프랑스 내부에서는 폭력 시위에 반대하는 붉은 스카프 시위도 병행돼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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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줄어드는 일자리와 얇아지는 지갑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됐다.

영국에서 브렉시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집권하면서 부터다.

영국 내 브렉시트 요구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자체 화폐(파운드화)를 쓰고 있어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에 굳이 잔류할 이유가 없고 EU에 내는 분담금은 많은 반면 각종 EU 규제 아래 있어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그중에서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은 이민자 문제다. EU의 솅겐조약에 따라 회원국 국민들은 역내를 자유롭게 이주할 수 있는데 수 많은 이주민들이 경제가 비교적 탄탄한 영국으로 몰려든 것.

2015년 영국의 순이민자수(유입-유출)는 33만명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비교적 경기가 부진한 나라에서 이민자들이 몰렸다. 이는 영국민이 일자리는 물론 영국 내에서 누리는 각종 복지혜택을 이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일자리 경쟁은 물론 임금하락의 압박도 감수해야 했다.

결국 브렉시트는 2016년 국민투표에서 51.9%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고 오는 3월 말 실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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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오는 3월 말 브렉시트를 앞두고 있다./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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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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