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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아부다비 쇼크` 8강서 멈춰선 벤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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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대한민국이 카타르에 0대1로 패했다. 후반 34분 황의조 선수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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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시안컵 우승후보로 꼽힌 4개국 중 가장 먼저 토너먼트에서 탈락했다. 8강전 상대 카타르에 경기 후반 결승골을 내주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이 아시안컵 4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파울루 벤투호는 조별리그부터 내내 경험했던 상대팀의 중앙 밀집수비를 끝내 공략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0대1로 패했다. 기존과 같은 4-2-3-1 전형을 들고나온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최전방에 황의조를 세우고 우측 측면에 손흥민을 배치하는 대신 왼쪽에 네 경기 동안 선발 출전했던 황희찬을 빼고 이청용을 투입했다. 중원을 맡았던 황인범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리고 황인범의 자리에 주세종을 투입했다. 바레인전에서 부정확한 크로스를 잇달아 날렸던 왼쪽 수비수 홍철 자리엔 이 경기 결승골의 주인공 김진수를 투입했다.

카타르는 조별리그에서 보여줬던 화끈한 공격 축구 대신 한국이 지금껏 상대했던 팀들과 같은 중앙 밀집수비 전술을 들고나왔다. 한국이 몇 경기 동안 밀집수비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 착안한 카타르의 전략은 먹혀들었다. 전반전 한국이 기록한 슈팅은 7개, 그중 유효슈팅은 없었다. 지난 경기들처럼 측면에서 올리는 크로스 빈도는 줄였다. 다만 중원을 통해 연계되는 패스들이 부정확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지만 좋은 흐름에서 몇 차례 패스와 볼터치 실수를 한 것도 아쉬웠다. 한국은 수비수를 앞두고 종종 돌파를 시도했지만 문전 찬스로 연결되진 못했다.

한국의 첫 유효슈팅은 후반 3분에서야 나왔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라인을 올리면서 공세에 나선 카타르 공격을 끊은 대표팀은 전방에서 쇄도하는 황의조에게 공을 연결했다. 수비수 한 명을 두고 때린 슈팅은 카타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1분 결정적인 찬스에서 이청용이 때린 슈팅도 아쉬웠다.

후반 20분을 넘어가면서 두 팀 선수들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사실상 이틀 휴식 후 경기에 나선 터라 전반적으로 스피드와 슈팅력이 떨어졌다. 후반 26분 손흥민은 결정적인 문전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 자체가 약하고 정직했다. 31분 페널티 박스 좌측 앞에서 찬 김진수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공방전이 이어지던 후반 33분 압둘아지즈 하템의 절묘한 중거리슛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 갔다. 공을 몰고 들어오는 카타르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골을 먹힌 직후인 후반 34분 황의조가 슛을 성공시켰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났다. 이후 한국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한국의 패배는 준비 부족에서 비롯됐다. 조별리그와 16강을 거치면서 필리핀·키르기스스탄·요르단 등 세 나라가 한국을 상대로 밀집수비 전술을 썼고 대표팀은 매 경기 득점 부족으로 고전했다. 승리라는 결과물에만 집중해 똑같은 전술을 고집한 벤투 감독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경기는 중동 국가 개최로 우려했던 심판의 편파판정이나 침대축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국은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나라들 중 가장 먼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란은 25일 열린 중국과의 8강전에서 경기 내내 압도하며 3대0 완승을 거뒀다. 전반전을 일찌감치 2대0으로 앞서간 이란은 후반전에도 중국에 결정적 찬스조차 허용하지 않으며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일본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8강에서 만나 1대0으로 승리했다. 일본은 러시아월드컵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과거와 같은 중원 중심의 탄탄한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 출전해 4강에도 오르지 못한 건 15년 만이다. 벤투 감독 역시 11경기(7승4무)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한국은 2017년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2대3 패배)에 이어 카타르전 2연패를 당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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