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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fn★인터뷰] 김선아, ‘붉은달 푸른해’와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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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사진=굳피플 제공


MBC ‘붉은달 푸른해’ 시즌2를 김선아보다 더 간절하게 바라는 이가 있을까. 귀동냥으로 들었을 때는 그냥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강한 줄로만 여겼다. 하지만 직접 김선아를 통해 시즌2에 대한 간절함을 접하니 결코 빈 말이 아니었다. 아직도 그는 ‘붉은달 푸른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붉은달 푸른해’는 작품 자체가 센 것도 있지만, 마음속에 깊이 남을 것 같아요. 작품 전체가 여운이 되게 길고 울림이 되게 깊은 드라마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종방연 때 배우들이 시즌2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다들 애정이 많거든요. 이렇게 시즌2를 바라는 종방연은 처음이었어요. ‘붉은달 푸른해’를 통해서 신선하고 좋은 에너지들과 굉장히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이은호(차학연 분)의 부활이 시급합니다. 작가님.”(웃음)

김선아는 ‘붉은달 푸른해’에서 보기엔 완벽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사고로 송두리째 삶이 바뀐 후 시시각각 변주하는 차우경 캐릭터를 맡아 입체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물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붉은달 푸른해’로 함께 했던 동료들의 역할도 컸다.

“이이경 씨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었는데, 너무 잘 해줬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전작들을 봤는데 너무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연기자라 생각해요. 게다가 저는 우는 신이 많았는데, 다음 신을 준비할 때 스윽 와서 이상한 말로 자꾸 웃겼어요. 너무 과웠죠. 이 친구는 감각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노력도 많이 하고 조화를 아는 친구에요. 앞으로가 기대돼요. 남규리 씨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표현하고 감정이 맞는지 체크하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차학연 씨도 너무나 잘 해줬어요. 배우들이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계속 왔던 것 같아요. 게다가 감독님이 너무 잘 이끌어주셨고, 무엇보다 최고의 대본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엇보다 시즌2를 바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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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굳피플 제공


김선아가 ‘붉은달 푸른해’를 만난 것은 그가 해외에 나가 있었을 때다. 아직 휴대폰 화면보다 프린트 된 활자가 익숙한 그가 ‘붉은달 푸른해’의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는 그 길로 한국으로 돌아와 감독과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하지만 막상 촬영을 앞둔 그에게 큰 숙제 하나가 놓이게 됐다.

“막상 한다고 생각하니까 머리가 너무 아팠어요. 너무 어려웠거든요. 4부까지 읽었을 때 차우경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첫 느낌은 생각이 성숙하지 못한 어른아이였어요. 감독님에게 차우경이는 마음이 성숙하지 못한 아이 같다고 했었죠. 그렇게 캐릭터를 잡아가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뒷이야기를 안 해주시니까 너무 궁금해서 ‘이번에도 혹시 이건가요?’라고 물어보는 식으로 접근해갔죠. 다다음 회차의 제 대사를 맞춘 적도 있어요. 너무 재미있었죠. 그래도 다가가기 쉽지 않은 캐릭터여서 머리가 너무 아팠죠. 작품 전체를 통틀어 웃는 장면이 딱 한 장면 뿐이었어요.”

김선아는 ‘붉은달 푸른해’의 대본과 감독의 디렉팅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치밀하고 꼼꼼하게 짜여진 대본과 차우경화 돼 있는 감독의 디렉팅에 감탄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우리 대본은 아주 친절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친절하기도 해요. 꼼꼼하고 치밀하게 짜여 있는 대본이었죠. 십 몇 부 정도에 시놉시스를 다시 꺼내봤는데, 14부 정도까지 모든 구성이 다 돼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넘어왔던 건데 이미 구성이 다 돼 있는 걸 알고 깜짝 놀랐죠. 마지막까지 다 짜여 있는 이 대본이 너무 멋있게 보였죠. 게다가 현장에서는 감독님의 디렉팅이 굉장히 정확해서 좋았어요. 감독님이 항상 우경이의 톤으로 이야기해주셨어요. 감독님이 우경화 돼 있었어요. 굉장히 정확한 콘티와 감정으로 가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어요. 제가 어떤 질문을 해도 흔들리지 않고 답해주셨죠. 끝까지 의지하고 촬영할 수 있었어요. 너무너무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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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굳피플 제공


너무나 좋은 작품에 종영하지 않은 작품으로 2018 MBC 연기대상 수목미니시리즈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옆 동네 SBS에서는 연기대상 대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진짜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을 해도 후보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상까지 받아서 너무 기뻤어요.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어요. 시상식이라는 게 상의 유무도 중요하지만, 정말 열심히 해야 후보에 오를 수 있으니 자극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주셨다 생각해요. 시상식 참가만으로도 너무 신났어요. 드레스를 입을 일이 많지 않으니까요.(웃음) 백상 때도 해외 스케줄 중이었는데 조율해서 갔었어요. 갑자기 스케줄을 조정하느라 고생했죠.”

김선아는 휴대폰에 자신이 인터뷰때 꼭 하고 싶은 말을 메모해놓기까지 했다. 게다가 드라마 배경음악의 링크까지 메모해 놓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아역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는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아역 배우들은 천재 같아요. 경력이 오래 되지 않은 친구들도 있는데, 정말 필요한 시점에서 울더라고요. 순수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도 순수함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아역 배우들이 카메라도 잘 알고 너무너무 연기들을 잘 해요. 감독님이 아역 배우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눈높이를 맞춰 무릎을 꿇고 이야기 하던 모습이 인상 깊어요. 많이 배웠죠. 오히려 아역 배우들과 연기를 하다 제가 감정 주체가 안 돼 촬영이 중단된 적도 있어요. 마지막에 ‘김선아 언니, 안녕히 계세요’라고 배꼽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나면서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정말 최고의 아역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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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굳피플 제공


끝으로 김선아는 ‘키스먼저 할까요’ 안순진의 곁을 지켜주는 이미라처럼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예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붉은달 푸른해’를 하면서 감정적으로 시달리다 보니까 2~3달 동안 밥을 거의 못 먹었어요. 잘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예지원 씨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줘서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고마운 생각이 들어요.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해서 괜찮은지 물어봐주고, 이거 먹으면 눈이 떠질 거라며 현장에 비타민을 보내주기도 했어요. ‘키스먼저 할까요’의 미란이가 현실에 나타난 것 같아 너무 고마웠어요. ‘붉은달 푸른해’ 촬영을 하며 드라마 외에 딱 한번 본 사람이 예지원 씨였어요. 시상식이 끝나고 며칠 있다가 동네에서 잠깐 커피 한 잔을 했어요. 사회에 나와서 마음으로 울어줄 수 있는 친구를 얻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을 만나니까 너무 좋았어요. 지난 한해가 좋은 작품과 감독님을 만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행복하고 감사한 한해였어요. 더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인터뷰에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선아는 인터뷰 내내 ‘붉은달 푸른해’ 시즌2에 대한 희망을 계속해서 내비쳤다. 오죽했으면 이은호 캐릭터의 부활설과 생존설까지 언급했을까. 김선아와 배우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한편 김선아는 현재 SBS 새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의 제니 장 역할을 제안 받고 논의 중에 있다. 이번 주 중에 감독과 만나 세부적인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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