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수원 9년차' 염기훈, 극과극 2019년 전망한 이유

[인터풋볼=남해] 신명기 기자= "올해는 좀 걱정이 되긴 하네요"

수원에서 9번째 시즌을 맞는 염기훈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였다. 변수는 늘었지만 영입 등 희망적인 부분에서의 상수는 줄었기 때문이다. 선수 영입이 미진한 부분에 대해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우려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염기훈은 불안한 구석이 많다고 지적하면서도 새롭게 만들어질 수원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9년의 수원은 새로움 투성이다. 오동석 단장이 새롭게 선임된 것을 시작으로 이임생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전면 교체됐다. 여기에 경험 많은 선수들이 다수 팀을 떠났다. 구단 안팎으로 변화가 큰 상황이다.

선수 영입 면에서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화용, 박종우, 곽광선, 조원희, 김은선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떠나면서 생긴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영입은 없었다. 1년 전 데얀, 임상협, 이기제, 박형진, 크리스토밤 등을 영입했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2년 재계약. 그리고 2019시즌 다시 주장으로 임명된 염기훈이 기대보다는 걱정을 하는 이유다. 1차 전지훈련지 경남 남해에서 만난 염기훈은 "걱정을 안고 동계훈련에 임했던 것 같아요. 나간 선수들은 있는데 들어온 사람들은 적었잖아요. 선수들도 그런 부분들을 알기 때문에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하면서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베테랑 입장에서 선수 영입을 활발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최근 다른 팀들이 영입하는 걸 보면 부러운 마음도 들었죠. 좋은 선수들이 영입돼 여기 있는 신인 선수들과 함께 조화가 됐다면 수원이라는 팀이 우승에 가까운 팀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거든요. 하지만 올해는 유독 영입이 없어서 베테랑 선수로서 안타까운 마음이에요"라면서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염기훈이 바랐던 보강 포인트는 역시 나간 선수들의 빈자리 메우기에 있었다. "중원 선수들이 많이 나갔잖아요. 수비와 미드필드 쪽에 보강이 된다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공격 쪽은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변화가 없었고요"라는 희망은 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염기훈은 "상위 스플릿에 들어가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정말 힘든 시즌이 되지 않을까 각오하고 있어요. 베테랑들이 떠나면서 선수단이 가벼워진 느낌이 있거든요"라며 올 시즌 전망에 대한 질문에 한없이 박한 평가를 내렸다. 지난 시즌보다 스쿼드 면에서 변수가 훨씬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원은 지난 시즌만큼 선수 영입에 적극성을 띌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영입이 적지만 기존 자원들과 함께 전세진, 김준형, 유주안 등 기대주들이 잠재력을 터트리길 바랄 수밖에 없다. 이들의 연착륙 여부에 따라 이임생 감독의 새로운 수원이 맞을 운명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염기훈도 이들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검증된 선수가 적은 비관적인 현실이 있지만 새로운 전술 아래 팀으로서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이임생 감독이 들어오면서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긍정적인 경쟁 체제가 만들어진 것을 주목했다.

염기훈은 "감독님은 새로운 전술을 빨리 이해하는 선수들만이 경기장에 나간다고 했어요. 저도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에요"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인선수들부터 '내가 열심히 해도 못 뛰겠지'가 아닌 '내가 감독님 전술에 따라가고 열심히 하면 기회를 받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동기부여가 생기면서 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의외의 성적을 받아 든 팀들의 사례를 들면서 선수들의 노력과 정신력에 따라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고도 했다. 염기훈은 '라이벌' 서울의 부진과 선수단 면면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들이 ACL에 진출한 것을 주목했다.

염기훈은 "감독님이 하자는 방식을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 그런 의지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모 아니면 도의 시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난 시즌 서울이 그렇게 부진할지, 선수단 면면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팀들이 그렇게 잘될지 몰랐던 것처럼요. 저희도 많은 선수가 영입되지 않더라도 우리끼리 끈끈해지고 집중력을 발휘하다보면 그런 팀들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희망 아닌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라며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시즌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희망도 빼놓지 않았던 염기훈. 다시 한 번 주장으로서 팀을 맡게 된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저희 몫이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되새겼다.

사진= 인터풋볼,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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