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0-2서 3-2 대역전…정현도, 팬들도 기사회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호주오픈 1회전서 클란에 역전승

상대 강서브에 연거푸 세트 내줘

2세트 끝난 뒤 휴식, 컨디션 회복

내일 프랑스 에르베르와 64강전

중앙일보

남자 테니스 세계 25위 정현이 15일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78위 브래들리 클란을 향해 백핸드 샷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4강 신화’를 이룬 정현(23·한국체대·세계 25위)이 호주오픈 테니스 첫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15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1회전(128강)에서 3시간 37분 접전 끝에 브래들리 클란(29·미국·78위)에 세트 스코어 3-2(6-7, 6-7, 6-3, 6-2, 6-4)로 승리했다. 질 뻔한 경기를 잡은 정현은 마지막 포인트를 올리고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기뻐했다. 2회전(64강)에 오른 정현은 상금 10만5000호주달러(약 8500만원)를 확보했다.

클란의 역대 최고 랭킹은 세계 63위다. 메이저 최고 성적은 2회전 진출이고, 호주오픈에서는 아직 본선 승리가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정현이 앞섰다. 하지만 정현도 압박감은 컸다. 최근 인도, 뉴질랜드 투어 대회에서 하위 랭커들에게 연달아 졌기 때문이다.

클란은 강한 서브로 정현을 괴롭혔다. 클란의 첫 번째 서브 평균 속도는 시속 195㎞까지 나왔지만, 정현은 시속 187㎞였다. 두 번째 서브 평균 속도도 클란(시속 171㎞)이 정현(시속 150㎞)보다 빨랐다. 결국 정현은 두 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6-7로 연속해서 빼앗겼다. 한 세트만 더 내주면 딱 한 경기만 치르고 바로 짐을 싸야 하는 처지였다.

2세트를 마치고 정현은 화장실에 다녀왔다. 땀에 흠뻑 젖은 셔츠도 갈아입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남반구인 호주는 현재 여름이다. 멜버른의 이날 기온은 섭씨 29도였다. 잠깐의 휴식 덕분인지 정현은 발놀림이 가뿐해졌다. 공교롭게도 클란은 그 사이 컨디션이 나빠졌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트레이너를 불러 마사지를 받았다. 정현은 3세트에 6-3으로 이겼다. 정현으로서는 감격스러운 세트였다. 올해 들어 공식 경기에서 처음 이긴 세트이기 때문이다. 3세트에 정현의 실책이 한 개도 없었다. 클란은 18개였다. 4세트 정현의 공격은 더욱 예리해져 6-2로 이겼다. 세트 스코어는 2-2,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5세트에는 두 선수 모두 끈질겼다. 정현과 클란은 각각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면서 팽팽하게 대결했다. 정현의 집중력이 더 높았다. 게임스코어 5-4에서 정현이 클란의 서브 게임을 잡아내며 승리했다. 이날 정현은 서브에이스(10:22), 공격 성공 횟수(34:58) 등에서 열세였다. 그러나 실책이 35개로 클란(84개) 보다 적었다.

최천진 JTBC3 FOX Sports 해설위원은 “클란이 예전에 허리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1, 2세트에 접전을 펼치면서 허리에 무리가 갔다. 그런데 정현의 서브 각도가 점점 날카로워지면서 클란의 공격력도 약해졌다”고 했다.

정현은 “상대 서브가 워낙 까다로워서 힘든 경기를 했다. 경기 내내 나만의 리듬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2세트에도 져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고 3세트부터는 경기가 잘 풀렸다.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둬서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게 부담이기도 하지만 계속 호주오픈에 출전해야 하므로 편하게 경기하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7일 2회전을 치르는 정현의 상대는 피에르위그 에르베르(28·프랑스·55위)다. 정현과 에르베르는 지금까지 두 차례 만나 1승씩 나눠 가졌다. 이 경기는 JTBC3 FOX Sports가 생중계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