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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글로벌 인사이드-브렉시트 표결 이후 정국]재협상이냐 노딜이냐...어떤 시나리오든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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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노딜 브렉시트, 英 분열"

긴급연설로 합의안 가결 촉구

하원 320명 찬성표 나와야 통과

부결 땐 메이 '플랜B' 제시해야

큰 표차 패배땐 조기 사임 유력

시간 번후 EU와 재협상 나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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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를 생각해봐 달라.”

영국 현대역사상 가장 중요한 표결이 될 것으로 보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합의안 승인투표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에서 긴급연설까지 하며 찬성표를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메이 총리의 절박한 호소에도 15일 오후7시(한국시각 16일 오전4시) 영국 의회에서 진행되는 투표는 적지 않은 표차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정치권은 브렉시트 합의문 부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며 향후 영국 정국의 시나리오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메이 총리는 14일 하원 연설에서 “역사가 쓰일 때 국민들은 하원의 결정이 유럽연합(EU)을 떠나고자 하는 국민투표의 결과를 이행했는지, 영국의 경제·안보와 연합들을 지켜냈는지, 국민들을 실망하게 했는지를 묻게 될 것”이라며 “합의안은 완벽하지 않지만 부결되면 국민들은 실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영국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합의안의 최대 쟁점인 ‘백스톱(안전장치)’에 대해 “오는 2020년 말까지 영국과 EU의 관계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절대적 확신이 있다”며 “이는 백스톱이 필요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백스톱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 통과 시 엄격한 통행 및 통관절차 적용)를 피하고자 향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방안이다.

메이 총리의 마지막 호소에도 브렉시트 합의문이 부결될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영국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합의안 부결 이후 정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승인투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하원 의원 650명 중 표결권이 없는 의원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인 32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물론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까지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어 메이 총리가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부가 150여표 차로 의정 사상 한 세기 만에 최악의 패배를 맛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메이 총리는 3개회일(sitting days) 이내에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합의안 부결 이후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하거나 2차 의회투표를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메이 총리가 요청할 경우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브렉시트 발효 시한을 7월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 총리가 시간을 번 후 EU를 상대로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경파를 의식해 핵심쟁점인 ‘백스톱’ 재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제2 국민투표안도 부상하고 있지만 메이 총리는 이날 “우리는 3월29일 브렉시트를 시행한다. 그 시기를 늦추거나 제2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강경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물론 합의안 부결로 가장 위태로워지는 것은 메이 총리 자신의 정치적 입지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내각 소식통들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합의안 표결에서 ‘세자릿수 이상’의 큰 표차로 패할 경우 조기 사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합의안이 부결되는 즉시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해 16일 중 표결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여서 조기 총선이 시행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노딜 브렉시트’다. 이 경우 영국은 정치·경제 분야 등을 막론하고 격랑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베렌베르크은행의 칼룸 피커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의회의 다양한 분파들이 브렉시트 과정을 통제하기 위해 다투면서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불확실성의 최고 단계에 진입하기 직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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