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프리즘
2007년 ‘경제비전 2030’ 발표 후 소르본 등 세계 명문대 분교 유치
루브르 분관 등 문화 도시로 도약
벤투호가 구슬땀을 흘리는 사디야트섬의 한 훈련장을 찾아가던 14일 훈련장 이름을 확인하고 놀랐다. 훈련장 명칭이 뉴욕대 아부다비 애슬레틱 필드였기 때문이다. 실제 훈련장의 건너편에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가 있었다. 자신을 뉴욕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미국과 똑같은 커리큘럼과 교수의 수업으로 진행되는 정식 대학”이라고 말했다.
중동에서 손꼽히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첫인상이 교육 도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첫인상은 아부다비 시내로 접어들면서 더욱 굳어졌다. 프랑스 명문인 소르본대학과 영국의 런던비즈니스스쿨,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이 아부다비라는 꼬리표를 단 채 늘어서 있었다.
아부다비가 교육의 도시로 바뀐 배경은 2007년 발표된 ‘아부다비 경제비전 2030’에 있다. 아부다비 국왕인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으로 교육을 선택했다. 초기에는 자국 대학에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했지만, 해외 유학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지자 아예 명문 대학들을 유치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아부다비는 대학 건립비용과 장학금 대부분을 책임지는 조건을 내걸었다.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 학생은 1년간 약 9000만원의 재정 보조를 받아 부담없이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대학들도 투자 부담없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분교 설치에 만족하고 있다.
아부다비의 변신이 더욱 매력적인 것은 교육을 넘어 문화의 도시로 변해간다는 점이다.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 인근에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손을 댄 박물관들을 손쉽게 볼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박물관인 루브르,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등이 아부다비에도 분관으로 등장했다. 루브르 아부다비에는 프랑스 13개 박물관에서 건너온 소장품 300점이 전시된 것으로 유명하다.
교육과 문화의 시너지 효과는 아부다비의 명문들이 분교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뉴욕대 아부다비에서 졸업한 학생의 국적이 113개국에 이른다.
아부다비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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