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키르기스스탄 상대로 슈팅수 19개에도 1-0 '진땀승'
중국에 골 득실에서 밀려 3차전 맞대결 승리해야 1위 가능
슛하는 황희찬 |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슈팅 수 19개에도 득점은 고작 1골, 결승 골의 주인공은 수비수'
벤투호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다양한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공격수들의 마무리 부족으로 또 한 번의 숙제를 받아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41분에 나온 김민재(전북)의 헤딩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하면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벤투 감독으로선 키르기스스탄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힌 "우리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승리를 목표로 한다. 경기에서 이겨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하겠다"는 소기의 목표는 이뤘다.
기념촬영하는 대표팀 |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고, 주축 미드필더인 기성용(뉴캐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각각 부상 여파로 뛰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바랐던 축구 팬의 기대에는 미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부상 악재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성용 대신 황인범(대전)을 선발로 돌려 정우영(알사드)과 수비형 미드필더 듀오로 나서게 했다.
또 필리핀과 1차전 후반에 교체 투입됐던 이청용(보훔)이 오른쪽 발가락 부상 중인 이재성을 대신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간판 골잡이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에 세운 4-2-3-1 전형으로 나선 한국은 예상과 달리 공세적으로 나온 키르기스스탄의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실점위기 |
3-5-1-1 전형을 들고나온 키르기스스탄은 2선 라인을 끌어올려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황희찬이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하며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마무리가 부족해 수비벽에 번번이 막혔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도 전반적으로 느려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빠른 템포를 이용한 공격 전개로 이어가지 못했다.
역시 김민재 |
김민재는 전반 41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홍철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주자 잘라먹는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귀중한 선제골을 뽑아냈다.
승부의 물꼬를 한국 쪽으로 돌리는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한국은 김민재의 선제골을 신호탄으로 후반 들어 주도권을 찾아 전반보다 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아쉽다 이청용 |
문제는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전반 36분 이청용이 결정적인 득점 찬스에서 어이없는 슈팅으로 공을 허공에 날린 데 이어 후반에는 마무리 부족에 애를 태웠다.
후반 23분 홍철의 왼쪽 크로스에 이은 황의조의 헤딩슛은 크로스바에 맞았고, 후반 39분 황희찬의 슈팅 역시 크로스바를 맞는 '골대 불운'으로 추가 골 기회를 날렸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구자철도 수차례 슈팅했지만, 골대를 벗어나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골 결정력 부족에 고전하며 결국 1-0 승리와 16강 진출을 확정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볼 점유율 70.9%-29.1%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슈팅수 19개를 기록하고도 단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필리핀전 때 밀집수비에 고전했던 공격진은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빈약한 골 결정력 부에 다시 한번 가슴을 쳐야 했다.
아쉬워하는 황희찬 |
이 때문에 한국은 나란히 16강에 오른 중국에 골 득실(중국 +4, 한국 +2)에 밀리면서 중국과 최종 3차전에서 비기거나 패할 경우 2위로 밀려 1위보다는 험난한 토너먼트 여정을 갈 위기에 놓였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공격 템포는 필리핀전보다 더 좋아지고 슈팅 기회도 많았지만 심각한 결정력 부족으로 다득점에 실패했다"면서 "밀집 수비를 펼쳤던 필리핀전처럼 상대 수비 전략에 원인을 돌릴 수 없는 경기였다"고 분석했다.
한 위원은 이어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 플레이에 득점력 빈곤까지 겹쳐 황의조 선수를 빼면 득점할 선수가 있을지 물음표를 가지게 한 경기였다"면서 "조 1위를 명분으로 중국전에 기성용과 손흥민을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현했다.
아깝다 황의조 |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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