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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내안의그놈' 진영 "중3때 연기하려 홀로 서울 상경…외롭지 않았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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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진영 / 사진=더컨텐츠온,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호감 가는 인간이자 배우가 되고 싶다"던 말이 인상적이었던 진영. 실제로 본 그는 정말 보편적으로 호감을 살만 했다. 29세의 나이에도 스쿨룩이 잘 어울릴 정도로 동안의 깔끔한 얼굴. 그리고 매 질문에 반듯한 생각을 담아 답변했다. 무엇보다 첫 주연작 개봉을 앞둔 그에게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 특유의 에너지와 밝음이 느껴졌다. 청춘의 풋풋함이 가득 느껴지는 진영이었다.

9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내 안의 그놈'(감독 강효진 · 제작 에코필름)은 진영의 긍정적인 성격 덕에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진영은 베테랑 배우들도 꺼린다는 보디체인지물을 과감하게 선택했던 것이다. 그는 "어려운 걸 해봐야 나중에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내 안의 그놈'에서 진영은 왕따 고등학생 동현(진영)과 조폭 기업인 판수(박성웅)의 영혼이 씐 동현을 연기한다. 그는 "평소의 동현보다 판수의 영혼이 씌었을 때를 연기할 때 훨씬 재미있었다. 어려운데 세밀하게 하나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박성웅) 선배님에게도 조언을 구했지만, 감독님께도 많이 조언을 구했다. 아무래도 감독님 나이대와 캐릭터의 나이대가 비슷하다 보니 이것저것 그 세대 남성분들의 특징을 많이 여쭤봤다"고 말했다.

그가 정리한 '아재'들의 특징이 궁금했다. 진영은 "아저씨들은 걸음이 느리고 배를 먼저 내밀고 걷는다. 가끔은 배에 손을 걸치고 있는다"면서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저 같은 경우는 말이 빠른데 아저씨들은 좀 더 천천히 한다더라. 그런 포인트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극 중에서 보디체인지 상대로 등장하는 박성웅과 그는 이전부터 인연이 있다. 2013년 방영된 tvN 드라마 '우와한 녀'에서 그는 극중 박성웅과 부자지간을 연기했다.

'내 안의 그놈'에서 박성웅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진영. 그는 "(박성웅) 선배님이 집에 직접 오셔서 와인 한잔하시면서 직접 연기를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진영은 "집에 오셔서 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해주셨다.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너무 감사했다. 그런데 딱 2번 정도만 들었다. 흉내내기가 되면 안 되니까, 선배님의 포인트만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 다음 그 포인트를 갖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진영은 "박성웅의 버릇을 발견했냐"는 질문에 "되묻는 버릇이 있으시더라. '안 그래? 응?' 이런 거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를 위한 설정도 있었다. 그는 "넥타이를 고쳐주는 습관과 앉을 때 주위를 닦는 습관을 합의하에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치열한 노력 덕 진영은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중년의 남자 연기를 보는 이들에게 위화감 없이 소화해냈다. 개봉 전 진행된 '내안의 그놈' 시사회에서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다.

이 얘기에 진영은 활짝 웃더니 "물론 유치하고 뻔한 면도 있다. 그런데 그 안에 코미디 장르의 장점을 많이 살렸기 때문에 많이 웃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진영은 "어떻게 보면 보디체인지라는 소재가 뻔하지 않나. 거기에서 오는 뻔함은 당연히 있을 거라고 봤다. 하지만 우리 영화가 억지 웃 대신 제대로 웃겨야 한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것은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진영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또 다른 점은 예의 바름이 몸에 베어있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일찌감치 시작한 사회생활 때문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홀로 서울로 상경에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연예인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TV를 보면서 연기가 하고 싶었다. 차인표 선배님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멋있더라. 사실 연기자도 하고 싶었지만 TV에도 나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집이 충주에 있었다. 주말마다 연기 학원에 다니고 서울로 올라가서 보조 출연이나 단역도 많이 하기 시작했다. 서울에 혼자 상경했다. 부모님께 같이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보조 출연, 단역을 하면서 더 열의가 생긴 것 같다. 대사 한 마디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사 한 마디라도 하고 싶어서 간절했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금도 보조 출연자들을 보면 더 마음이 가는 이유가 당시의 기억 때문이라고.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서울로 혼자 상경했음에도 좋아하는 일에 몰두해 외롭지 않았다던 진영.

진영은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보여드릴테니 믿어달라고 하셨다. 부모님은 열려있는 분이시다. 제가 연예인을 하려는 걸 반대하지 않으셨다. 어린 나이에 혼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걸 대견하게 생각하셨다"고 돌이켰다.

2013년 tvN 드라마 '우와한 녀'를 통해 연기자로 본격 데뷔한 진영은 그 흔한 연기력 논란 없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하지만 그는 작곡, 작사, 편곡, 보컬 등 음악에서도 재능을 발휘할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그는 "내게는 음악과 연기의 무게가 똑같다. '구르미 그린 달빛' 때 연기하면서 OST 곡 '안갯길'을 작곡했다. 제가 하는 드라마에 OST를 맡는 게 제꿈이었다. 그때 비로소 하게 된 거다. 새벽까지 녹음하고 바로 촬영 현장으로 갔던 것이 기억난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다"면서 앞으로도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홀릭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는 그. 진영은 "제가 느끼는 것도 그렇다. 일을 안 하면 불안하기도 하다. 예전에는 시간이 안 되는데도 일을 잡으려 하고, 하고 싶은 걸 더 하고 싶더라. 그러다 보면 아예 일에 정신이 팔려 연애 생각을 잊고 살 때도 있다"면서 씩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19년 새해 계획에 대한 질문에 워커홀릭다운 답변을 내놨다. 진영은 "건강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쁜 스케줄 탓 건강에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기 때문. 그는 "작년에 잔병치레가 많았다. 배가 아프기도 하고. 불안해서 건강검진을 받은 적도 있었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더라. 올 한 해는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며 목표를 세웠다.

"사실 희망을 추구해요. 밝은 이야기를 주로 하려는 편이죠. 심지어 악플을 봐도 상처를 잘 안 받아요. 좌우명이 긍정적으로 살자거든요.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하죠.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더 상황이 안 좋아지는데 오히려 안 좋을수록 좋은 방향으로 돌려 생각하면 상황이 바뀌기도 하거든요."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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