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스페셜 원` 모리뉴의 추운 겨울과 불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조제 모리뉴 /사진=EPA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쇼미 더 스포츠-142] 스페셜 원이 '또'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팀에서 물러났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1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맨유는 모리뉴가 물러난 후, 첫 경기에서 퍼거슨 은퇴 경기 이후 처음으로 5득점 경기를 하며 대승을 거두었다.

모리뉴는 업적으로 볼 때,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감독 중 하나이다. 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최고의 축구 감독 중 하나라는 사실은 기록이 입증하고 있다.

2000년 포르투갈 리그 벤피카에서 37세의 나이에 감독 생활을 시작한 모리뉴는 올해로 18년째 감독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18년간 포르투갈,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 4개 리그에서 8개팀을 맡아 지휘했고, 20개가 넘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유럽의 4개 리그 1부팀을 맡아 모두 리그 정상에 올려 놓은 최초의 감독이다.

이뿐 아니다. 모리뉴는 4개국의 컵대회와 FA컵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컵)에서도 각각 두 번의 우승을 기록했고, 트레블 또한 경험했다. 이쯤 되면, 그의 커리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미련해 보이는 일이다.

그가 거쳐간 팀들이 유럽 최고의 팀들이어서 그런지, 소위 좋은 선수들과 구단의 막대한 지원 덕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는 비난 또한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폄하할 수는 없다. 일례로 그가 처음 메이저 무대로 옮겼을 때의 첼시는 지금의 첼시가 아니었다.

매일경제

조제 모리뉴 /사진=A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리뉴 부임 첫 시즌인 2004~2005 시즌 우승 전까지 첼시는 무려 50년간 리그 우승을 경험해 보지 못한 팀이었다. 물론, 로만 아브라모비치라는 러시아의 젊은 부호가 인수한 후, 첼시에 대대적인 변화와 투자가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자 구단주가 50년간 우승하지 못하던 팀을 단번에 정상에 올려놓을 수는 없다.

모리뉴는 5년 뒤, 인터밀란에서도 클럽 역사를 새롭게 쓴다. 인터밀란은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는 무려 45년 만이며, 이 우승으로 인터밀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3회 이상 우승한 8번째 클럽이라는 영예를 얻게 된다.

모리뉴의 신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레알마드리드로 옮긴 모리뉴는 2011~2012시즌 스페인 라리가 최초로 승점 100점 고지를 밟게 된다. 세 자릿수 승점, 승점 100점은 유럽 4대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모리뉴가 최초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감독 중 한 명인 '스페셜 원'의 감독 커리어는 아이러니하게도 순탄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5번이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나왔고(인터밀란에서는 3년 계약 후, 2년차에 우승 후 자진 사퇴), 시즌 중에 팀을 나온 것도 부지기수였다. 세계 최고의 축구감독 중 하나라는 명성이 무색해 보인다.

물론, 모리뉴는 여전히 매력적인 감독이다. 과거만큼 빅 클럽들이 군침을 삼키며, 입도선매할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감독 커리어가 계속될 거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공백 기간이 어느 정도 일지 또한 전적으로 모리뉴 본인의 의지에 달렸을 것이다.

하지만 모리뉴가 자신의 명성에 맞는 능력을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분명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계속되는 선수들과의 불화와 이로 인한 불명예 퇴진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5개 국어를 하고, 선수와의 소통이 큰 무기였던 세계적인 명장은 어느새 불통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다루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영역이다. 모리뉴 또한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는 소통하는 자리이고, 구성원인 선수들과의 불화는 팀성적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모리뉴는 이유를 불문하고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데 실패했다. 그것도 계속해서.

모리뉴가 다시 멋지게 재기할지, 이대로 쇠락하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끊임없이 소통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단 축구 감독자리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닌 거 같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