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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긴급자금·병력·대국민 홍보…영국, ‘노딜 브렉시트’ 비상계획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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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부처에 긴급자금, 병력 3500명 준비

기업·시민들에겐 경제환경 변화 정보 제공

영국 경제5단체, 의회에 합의안 인준 촉구

FTSE 전 회장단, “제2국민투표” 연명서한도



영국이 유럽연합(EU) 회원국 자격 상실을 100일 앞두고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인준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테리사 메이 정부가 유럽연합과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다음달 의회 인준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큰 데 따른 대책이다.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 시한인 내년 3월29일까지 유럽연합과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결별하는 것을 말한다.

테리사 메이 정부는 18일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20억파운드(약 2조845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내무부, 환경·식품·농림부, 국세관세청, 국제통상부 등 정부의 각 부처에 배정하고, 국내외 기업들에게도 독자적인 비상계획 수립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긴급자금은 국경경비대와 치안 유지, 생선류를 비롯한 식료품과 의약품 확보, 세관업무 인력 보강 및 신기술 개발, 기업 및 통상업무 지원 등에 투입된다. 당장 기업들과 시민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국 정부는 이번 주 안에 8만 여개의 기업들에게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서 통관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이메일을 발송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에게는 항공편 예약에서부터 신용카드 사용법까지 달라진 경제환경에 필요한 정보를 텔레비전 광고, 소셜미디어, 인쇄물 등 다양한 채널로 제공해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국경 안보의 혼란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수, 엔지니어, 보병 등 병력 3500명을 배치할 준비가 돼있다고 메이 총리에게 보고했다. 앞서 17일엔 매트 핸콕 보건부장관이 전국의 국립보건국(NHS)에 전면적인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영국 기업들은 즉각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의회에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인준을 촉구했다. 영국산업연맹, 경영자협회, 상공회의소, 중소기업연맹, 제조업협회 등 5대 경제단체는 18일 공동성명에서 “이제 길을 찾는 책임은 의회의 650명 하원의원들에게 달렸다”며 “아무도 불확실성의 지속을 원치 않는다. 기업과 사회는 미래의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정당의 의원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각자의 지역구로 돌아와 대화할 것을 요청한다. 의원들이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회로 돌아갈 때엔 우리 경제의 미래가 자신들의 손에 달렸다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와 별개로, 17일 영국 최대의 증권거래기업인 푸치(FTSE) 그룹의 전직 회장들과 주요 기업 경영자 53명이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 국민투표 재실시를 요구하는 연명 서한을 보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들은 “메이 총리가 의원들을 설득해 브렉시트 합의안을 소생시키는 게 불가능하다면 자신의 합의안을 제2의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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