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21·한국체대)는 지난 17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을 폭행한 조재범 전 코치에게 어린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내성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포성 불안 장애, 수면 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내 아버지도 마찬가지다”라며 엄벌을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심석희는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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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는 “피고인은 내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행, 폭언했고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다.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부터는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 평창올림픽 전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고,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금메달 유망주였던 심석희는 지난 2월17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예선에서 미끄러져 예선 탈락했다.
그는 “피고인은 경기나 훈련 중 폭행 사실을 부모님을 포함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 같은 범죄를 반복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심석희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조 전 코치가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자신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자신의 스케이트 날을 다른 것으로 바꿔 경기력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지난 1월16일 훈련 중 심석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행 사실은 심석희가 진천선수촌 훈련 도중 갑자기 이탈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조 전 코치는 2011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심석희 등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적으로 때린 혐의(상습상해 등)로 기소돼 올해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조 전 코치 측 변호인은 “심석희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했던 것이다. 스케이트 날을 바꿔치기했다거나 올림픽 경기장에 나타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선고공판은 내년 1월14일 열린다.
finevie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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