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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반발력 낮춘 공인구 스프링캠프 때 첫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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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야구대표팀이 사용하게 될 공인구.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해묵은 ‘타고투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첫 단추는 새 공인구 도입이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 때부터 반발력을 낮추고 실밥 높이를 낮게 조정한 새 공인구가 10개구단에 지급된다.

KBO는 “기술적인 부분까지 보완을 완료한 새 공인구를 2월 스프링캠프 때 각 팀 투수들이 직접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 내용을 이른 시일 내에 10개 구단 감독들에게 설명하고 구단의 협조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례없는 타고투저 현상이 수년째 지속되면서 KBO리그에서는 공인구 반발계수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KBO도 국제경쟁력 강화 방안과 연계해 공인구 규격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하고 지난 5월부터 공인구 제조업체인 스카이라인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은 “올스타전 당시 10개 구단 감독들께 공인구가 어떤 식으로 바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렸다. 이후 10개구단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도 보고를 했다.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급적 균일한 공인구를 제작하기 위해 해당 업체와 의견을 교환했고 곧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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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이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회 기간 공인구.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올해 KBO리그는 역대 최초로 1700개 이상의 홈런(1756개)이 터졌다. 경기당 평균 2.4개 꼴로 지난해 1547개보다 200개 이상 늘었다. 득점도 지난해 7682점에서 7994점으로 대폭 늘어 시즌 8000득점 시대를 바라보게 됐다. 팬들 입장에서는 호쾌한 공격 야구가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정작 경기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기 후반 5~6점 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리그 평균 방어율이 5.17로 프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호주프로리그에 참여한 질롱코리아는 연전 연패 중이고 아시아윈터리그에 참가한 프로 선수들도 일본의 사회인야구 팀에게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등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투수들이 국제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한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야구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 사무차장은 “투수력 저하가 비단 공인구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마운드 높이와 스트라이크존 등 다른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프로야구와 비교해 KBO리그의 공인구 반발계수가 높은 편에 속하는 것은 맞다.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개선하자는 것이 KBO의 의지다. 공인구를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수준으로 바꿔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KBO리그 공인구의 반발계수는 평균 0.4176으로 허용폭(0.4134~0.4374)안에 들어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0.3860~0.4005)나 일본프로야구(0.4034~0.4234)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메이저리그 공인구 독점공급사인 롤링스는 0.4000대, 일본의 이른바 ‘통일구’를 제작하는 미즈노는 평균 0.4134 언저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무총장은 “반발계수가 비거리에 끼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날지 않는 통일구’와 반발계수 조작사건 등을 떠올려보면 영향이 없지 않다고 판단한다. 객관성과 투명함을 담보할 수 있는 제작시스템으로 균일한 공인구를 공급할 수 있도록 KBO도 철저히 검증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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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공인구.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반발계수를 하향조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가죽을 봉합한 실밥의 솔기 높이도 다소 낮춘다. 공 둘레도 살짝 커져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비슷하게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사무차장은 “공인구는 투수들에게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때는 모든 투수가 새로 제작된 공인구로 적응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고투저 완화를 향한 KBO의 첫 걸음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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