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투표 뒤집나…국론 분열 우려
소프트 브렉시트·노르웨이플러스식 등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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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양영경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집권 보수당의 ‘불신임’ 위기를 넘기자마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의 찬반을 묻는 두 번째 국민투표 요구에 부딪히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전날 성명을 통해 “의회는 앞선 영국민의 결정을 전달할 민주적 의무가 있다”며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는 제2 국민투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영국 정부의 입장을 못박은 것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전체 유권자 4650만명 중 72.2%가 참가해 51.9%가 ‘EU 탈퇴’에, 48.1%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내각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문턱을 넘기 어려운 만큼 제2 국민투표를 통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최근 브렉시트와 관련된 정치적 교착 국면을 타개하려면 영국이 다시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는 블레어 전 총리에 대해 “국익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브렉시트 절차를 뒤엎으려는 이가 너무 많다”면서 “우리 협상력을 약화하는 제2 국민투표에 대한 그의 요구는 자신이 한때 일했던 총리실과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일갈했다.
메이 총리가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서도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하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지난달 노동당 하원의원 20여명을 만난 데 이어 지난 13일에도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노동당 의원 10여명과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져 배경이 주목된다. 리딩턴 실장은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앰버 루드 고용연금부 장관,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등과 함께 교착상태 해결을 위해 새로운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 내각 ‘5인방’ 중 한 명으로 통한다.
가디언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투표 연기, 합의안 수정을 위한 EU 설득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브렉시트를 구하기 위한 선택지에 제2 국민투표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각 당의 브렉시트 노선이 확고하고,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작아진 상태에서 제2 국민투표 주장이 최근 몇 주 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도 지난 10일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당초 영국 의회가 합의문 비준에 동의해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하는 방법과 비준 동의를 거부해 ‘노 딜’(No Deal) 상태로 EU를 탈퇴하는 방법에서 한 가지 선택지가 더 생긴 것이다. 다만 첫 번째 국민투표 결과를 뒤집으면서 국론이 분열돌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 외에도 각 당의 합의를 이끌어 낸 ‘소프트 브렉시트’, EU 비회원국이지만 EU 단일시장에 속한 노르웨이의 사례에 잠정적인 관세동맹 잔류를 포함하는 ‘노르웨이 플러스식’, ‘노딜’에 대한 준비 등이 고려 가능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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