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 참석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각국 정상들의 모습.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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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탈퇴(Brexit·브렉시트) 합의안 수정과 관련한 돌파구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확실시된다. 현재 논의 중인 EU 공동성명 초안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요청해 온 '법적확약'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가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마련한 공동성명 초안에는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해 영국 의회가 우려해온 아일랜드 국경문제의 '안전장치(backstop)'가 발동하지 않도록 양측이 새 무역협정을 체결하는데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정상들은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의 비준에 동의해 줄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는 더 이상의 협상은 없지만 영국 의회의 우려를 낮추기 위해 조문 해석을 명확화할 수 있다는 EU측의 입장과 일치한다. EU로서는 메이 총리에게 최소한의 협조를 나타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공동성명은 EU측의 정치적 의지를 담은 것일 뿐, 앞서 메이 총리가 밝혔던 법적확약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 의회는 합의문 내 포함된 안전장치가 발동될 경우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관세동맹에 영원히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재협상 또는 관련내용 삭제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주요 쟁점인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통과 시 통행 및 통관절차를 철저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결국 EU측의 입장발표만으로는 야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 의원들조차도 100명 상당이 반대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현 국면을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국 지도자들과 만나 합의문 수정을 타진하고 있는 메이 총리 또한 어려움을 인정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전장치에 필요한 '법적·정치적 확약'을 EU 정상들과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정상회의 기간 즉각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국과 EU 모두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합의에 이르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당초 지난 11일 예정됐던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표결은 결국 해를 넘겨 1월21일 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U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한 외교관은 메이 총리의 제안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일간 가디언에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재협상은 없다"며 "오늘 논의는 정치적인 것이지 법률에 관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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