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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노회찬 부인 운전기사 "돈 전달했을 수도..." 드루킹에 징역1년6개월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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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씨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건넨 혐의와 관련해 돈 전달자인 장모씨가 "돈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전달한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장씨는 드루킹의 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베이직’이란 필명으로 활동하며, 노 전 의원 부인 김지선씨의 운전기사로 일했다.

장씨는 11일 드루킹 김씨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원들에게 강의비 명목으로 걷은 돈을 전달하려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드루킹 김씨가) 쇼핑백을 주며 전해 달라고 했지만 열어보지 않았다. 100%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 김씨가 노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을 건넸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00만원은 2016년 3월 7일 경공모 사무실에서 직접 전달됐고, 3000만원은 그로부터 열흘 뒤 장씨와 김지선씨를 거쳐 노 전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드루킹 김씨는 특검 조사에서 "5000만원을 준 게 맞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 와서 "허익범 특검의 회유로 허위진술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 2000만원은 주려고 했으나 노 전 의원이 거절해서 실패했고, 이후 관계가 틀어져 3000만원을 줬다는 3월 17일 돈 대신 느릅차를 포장해서 쇼핑백에 넣어 운전기사 장씨에게 줬다는 것이다.

특검에 따르면 장씨는 당시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쇼핑백을 전달받으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쇼핑백을 전달한 다음날(3월 18일) 장씨가 드루킹 김씨의 측근 ‘파로스’ 김모(49)씨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에서 ‘돈을 잘 주었느냐’ ‘내리기 전에요’ ‘모자르나보군요’ ‘여기가 스케일이 커서 훨씬 많이 든답니다’ 등의 말이 오간 사실도 드러났다.

이날 장씨는 채팅방에서 이 대화에 대해 "오해할 여지가 있는 내용 같다. 하지만 평소 캠프에서 후원금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생각 없이 한 대답이었다"고 했다.

한편 드루킹 김씨 측은 이날도 노 전 의원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며 유서의 증거능력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드루킹 김씨는 "(특검팀이 공소제기한 5000만원과 별개로) 노 전 의원에게 2014년과 2015년 각각 강의료 2000만원씩 총 4000만원을 준 적이 있다"며 "그런데 노 전 의원이 유서에 2016년 3월 4000만원을 받았다고 하니 너무 이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전 의원이 혹시 납치당해 고문당하고 맞으면서 유서를 작성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며 "이분이 똑똑하니깐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5000만원이 아닌 4000만원이라고 바꿔 쓴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특검팀은 드루킹 김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특검팀은 "조직의 사익 때문에 불법적인 거금을 마련, 유력 정치인에게 제공했다"며 "드루킹 일당은 특검 수사를 통해 범행이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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