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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2018시즌 관중수로 보는 한중일 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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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39] 아시아 축구의 중심은 한국, 중국, 일본이 속한 동북아시아이다.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은 월드컵에만 1986년 이후 9번 연속 출전하였고, 총 10회 출전하였다. 10회 출전은 아시아 최다 출전횟수인 것은 물론이고, 세계 무대에서도 15번째에 해당한다. 월드컵 최고 성적은 4위로 아시아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일본 또한 아시아의 맹주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월드컵 본선 데뷔는 좀 늦은 1998년이 최초였지만, 이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개근하고 있다. 본선 16강을 3번이나 경험했으며, 올림픽에서도 일찍이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비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한 번 출전했을 뿐이고 국제 무대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리그를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발전하고 있다. 중국 프로축구리그인 슈퍼리그 무대에는 오스카와 헐크 같은 최고 선수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고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게 중국 축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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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상주 상무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승리한 상주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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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력만으로 봤을 때, 동북아시아에서 이 세 나라 간의 순위는 오랫동안 한국, 일본, 중국 순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이 거의 한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평가받고 있고, 중국이 두 나라를 뒤쫓는 모양새다.

하지만 각국의 프로축구 리그를 봤을 때는 좀 다른 양상이다. 모두가 공감하다시피 각 국의 프로축구 리그는 그 나라 축구의 수준을 보여주는 근간이자 기둥과도 같은 존재이다. 축구에 관한 한 선진국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의 주요 프로리그들은 모두 현대 축구를 이끌고 있으며, 월드컵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내는 국가들이다. 즉, 프로리그의 수준은 곧 그 나라의 축구를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동북아 3개국의 프로축구 1부리그 정규 경기가 지난 주말로 모두 끝났다. 아직 피 말리는 승강전이 남아 있지만, 1부리그에서 팀당 치러야 하는 경기들은 모두 끝났다. 한국의 K리그1, 일본의 J1리그, 중국의 슈퍼리그는 팀 수도 다르고, 이에 따라 한 시즌 동안 치르게 되는 경기 수도 다르다. 이 때문에 동일한 기준하에서 각국 리그를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평균화한 각종 데이터를 통한 간접적인 비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각국의 축구가 활성화돼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관중 수 이다. 얼마나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느냐를 통해,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각국의 프로스포츠 인기를 알 수 있다. 물론 관중 수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경기 시청률이나 중계권료, SNS의 버퍼 양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총 관중 수 또는 평균 관중 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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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 중 관중 수가 가장 많은 리그는 중국 슈퍼리그이다. 2018년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만4107명이고, 가장 많은 관중이 온 경기는 5만6000명을 기록했다. 2015년 평균 관중 2만명 시대를 연 슈퍼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위상만큼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고 있다

질적인 면에서 볼 때는 J리그가 가장 괄목할 만하다. J1리그의 올시즌 평균 관중은 1만9064명으로 중국 슈퍼리그에 비해 5000명가량 적다. 하지만 총 관중 수는 580만명을 기록하며 슈퍼리그보다도 많았다. 물론 J1리그의 팀당 경기 수가 슈퍼리그에 비해 4경기 많은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꾸준히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는 점은 J1리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중국만큼 큰 폭으로 관중 수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J1리그의 관중들은 꾸준하다. 해가 거듭할수록 내실이 더해져 더욱 강하다는 느낌이 드는 게 J리그이다.

반면 한국의 K리그는 위기이다. 올시즌 K리그1의 평균 관중 수는 5371명에 불과했다. 총 관중 수도 120여만 명에 불과했다. 중국의 1/5, 일본의 1/4 수준이다. 10년 전인 2008년에 K리그의 평균 관중 수는 1만3242명이었다. 물론 그동안 관중 집계 방식도 달라지고, 승강제 도입 등 제도에도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 수치를 비교의 척도로 삼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K리그의 평균 관중 수는 10년 동안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시즌 강원과 상주의 시즌 총 관중 수는 각각 2만5000명과 2만3000명이다. 슈퍼리그 전체 관중 수의 한 경기 평균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12개 팀 중, 평균 관중 수가 5000명이 되지 않는 팀이 7개팀이나 된다.

사실 K리그1은 내년시즌이 더 걱정이다. 올시즌 평균관중 8위인 전남의 강등이 확정됐다. 그리고 수년간 관중 수에서 1~2위를 차지했던 서울이 강등플레이오프에 떨어져 있다. 이번 겨울은 K리그, 나아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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