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는 늘 NBA 중심에 있었다. 라이벌 보스턴은 상대적으로 암흑기가 길었던 반면 레이커스는 꾸준했다. 2000년대에만 2번의 콘퍼런스 3연패를 달성했을 때까지만 해도 레이커스가 보스턴의 최다 우승 기록을 넘는 것 또한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
레이커스는 2012년 보스턴의 최다 우승 기록을 뛰어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다. 38살의 나이에도 직전 시즌 어시스트 1위에 오른 스티브 내시와 NBA 최고의 센터 중 하나인 드와이트 하워드를 영입한다. 에이스 코비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에 이 정도 전력이면 우승을 넘보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파이널 진출 및 우승은 커녕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샌안토니오에 4연패를 당하며 쓸쓸하게 퇴장했다.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후 5년간 LA의 성적은 참담했다. 2013-2014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레이커스의 서부지구 순위는 14, 14, 15, 14, 11위였다. 승률 0.400을 넘은 것도 단 한번에 불과하며, 2014-2016시즌에는 2할을 겨우 넘기는 암울한 성적을 남기며, 서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 당시 레이커스에는 팀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스코어러가 없었다. 최악의 5시즌 동안 레이커스에서 평균 득점 20점을 넘었던 선수는 2014-2015시즌의 코비 브라이언트 단 한 명뿐이었다.
스코어러 즉, 에이스가 없다는 것은 팀이 치고 나갈 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빌딩이라는 이름 하에 레이커스는 전도유망한 유망주들을 영입했지만, 결과적으로 5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에이스를 발굴해 내지 못했다. 마침내 레이커스는 현존하는 최고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를 전격 영입한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2018-2019시즌 NBA 정규리그 경기 후반에 자유투를 던지고 있다. /사진=로스앤젤레스 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시즌 레이커스는 20경기에서 11승 9패를 기록하며, 서부콘퍼런스 7위를 기록 중이다. 레이커스의 명성과 르브론 제임스 영입이라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사실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성적이다. 많은 기대를 불러 모았지만, 개막 이후 8경기에서 2승 6패를 기록했다. 르브론제임스가 왔다 해서 레이커스가 살아날 수는 없는 것처럼 보였고, 지난 수년간 서고동저 현상을 감안하면 그의 실력이 과대 평가가 된 거 아닌가 하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35살의 리그 15년차 에이스는 전성기만큼 활약을 해주고 있다. 20경기에서 평균 27.6점의 득점력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활약 덕분에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평균 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승률 또한 1할 이상 상승하였다. 아직 팬들 기대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3번의 이적을 했다. 첫 번째는 2010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로 팀을 옮겼는데 동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NBA 파이널까지 올라갔다. 전 시즌에 5위였던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르브론 제임스는 2014년에 친정팀인 클리블랜드로 다시 돌아온다. 전년도에 10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했던 클리블랜드는 그의 가세로 정규시즌 2위, 플레이오프에서 연전연승을 하며 NBA 챔피언에 등극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르브론 제임스가 유니폼을 갈아입고 맞이한 첫 시즌 초반에는 모두 기대만큼 팀 성적이 아주 좋지는 못했다는 사실이다. 2010년, 2014년 마이애미와 클리블랜드의 10~11월 성적은 각각 10승 8패, 8승 7패였다. 하지만, 그의 생일이 있는 12월을 기점으로 팀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두 팀 모두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1월이 채 끝나지 않은 현재, 레이커스는 11승 9패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덴버전에서는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14득점만을 기록하며, 체면을 확실하게 구겼다. 하지만, 마이애미와 클리블랜드 이적 첫 해의 11월까지 성적, 그리고 20경기 기준으로 비교해 볼 때도 이전 팀들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과연 이번에도 르브론 제임스와 그의 이적팀은 12월을 기점으로 반전을 이룰 수 있을 까? 이번 연말 NBA를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