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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소비심리 급락 왜? 무역분쟁·고용참사·주가폭락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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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이달 소비자심리가 급락한 것은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무역분쟁, 고용부진, 경기지표 악화 등 경제전반을 둘러싼 악재가 산적한데 정부의 정책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제활력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활성화와 산업경쟁력 강화, 과도한 시장개입 지양 등 정부의 효율적인 경제운용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 조사에서 국민들이 크게 우려한 사안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지속에 따른 국내외 경기 둔화였다.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지적하며 지난 3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중국도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면서 싸움이 커졌다.

미중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의 요구 사항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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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당사자 뿐 아니라 전세계 경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유정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의 보호주의와 중국과의 갈등이 신흥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까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소비자들의 걱정이 크다”며 “근래에 관련 지표도 나쁘게 나오면서 심리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참사가 지속되는 것도 소비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9% 증가한 97만3000명으로 10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도 10%에 육박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고용지표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은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과 제조업 부진, 인구구조의 변화 등 복합적인 원인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나 카드수수료 대폭 인하 등 정부가 과도하게 시장 가격에 개입해 고용상황을 어렵게 하고 경제를 멍들게 한 측면이 있다”며 “공제와 보조금 제도를 경제상황에 맞게 어느정도 수준에서 펼치는 것은 괜찮지만 시장 가격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 가격통제를 하는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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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노숙인,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을 위한 '취약계층 일자리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증시하락 역시 소비자심리를 나쁘게 했다. 무역전쟁과 경기둔화 우려로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전월 대비 15% 가량 급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주가지수는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부동산 시장 역시 정부 규제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자산시장의 전반적인 약세가 소비자들의 심리를 어둡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경제심리가 나빠지면서 향후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기업의 투자가 부진해지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표상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한 가운데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상황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경제성장력과 고용창출력을 강화하고 전방위적인 소비 진작 노력들을 병행해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 유지와 수출 경기 개선, 유연한 경제운용 기조 등도 경제심리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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