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세계 25위)의 2019년 목표는 세계 10위도, 투어 우승도 아니었다. 건강한 몸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잘 뛰는 것을 꿈꿨다.
테니스 라켓 든 정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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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20일 서울 강남구에서 후원사인 라코스테 주최로 열린 기자 간담회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현은 "올 시즌 나에게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70~80점 정도다. 부상으로 인해 대회에 잘 나가지 못해 점수를 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어 대회를 뛰면서 항상 부상이 있었다. 내년에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현은 올 1월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세계 테니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32강전에선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신예'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4위)를 꺾었다. 이어 16강에선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을 이기는 등 파죽지세였다.
그래서 정현에게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역시 호주오픈이었다. 정현은 "즈베레프를 꺾고 처음 톱10 선수를 이겼을 때나 조코비치를 물리쳤을 때, 기권했지만 페더러와 함께 코트에 서 있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발바닥, 발목, 허리, 등 각종 부상에 시달리면서 투어 대회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잦은 기권으로 국내 테니스 팬들에게 아쉬움도 남겼다. 정현은 "많은 부상으로 대회를 뛰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발 상태는 치료를 받으면서 회복 중"이라며 "제 발에 잘 맞는 신발도 찾고, 체력 보완과 유연성 향상 등을 통한 부상 방지를 하겠다"고 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팬과의 시간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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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특히 발바닥에 물집에 잘 잡혀 고생하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물집이 잘 잡혔는데, 많은 대회에 나가지 않을 때가 크게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투어 대회를 뛰면서는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뛰어 심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엘리트 테니스 선수의 발바닥 물집은 일반 사람들이 겪는 물집과는 다르다. 피가 고이면서 잡히는 물집이라 쉽게 뛸 수가 없다.
정현은 "많은 사람들이 물집이 잡히면 터뜨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내 물집은) 그 정도가 아니다. 물집 때문에 너무 아파서 잠도 설치고, 신발을 제대로 신고 벗지를 못한다"고 전했다.
어쨌든 정현에겐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그는 "내년에는 부상없이 잘 뛰어서, 올해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마무리하겠다"며 "올해 못 뛴 클레이 코트 대회와 2년 연속 건너뛴 잔디 코트 대회도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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