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기성용 등 빠지고도 세계 42위 호주 상대로 선전
황인범·주세종·김민재 돋보여… 뒷심 부족 등 보완점은 숙제로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3위 한국은 측면 공격수 손흥민과 황희찬,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과 정우영 등 팀 주축 선수가 여럿 빠진 상태에서 호주(42위)를 상대로 선전했다. 손흥민이 뛰었던 왼쪽 측면엔 이청용이 섰고, 황희찬 대신 문선민이 나섰다. 기성용·정우영의 빈자리는 구자철과 황인범이 채웠다. 짧은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빌드 업' 축구를 이식 중인 벤투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대체 선수들이 전술 틀을 유지하는지 점검하겠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한국은 초반까지 호주의 강한 압박에 밀려 정상적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매끄럽게 공이 돌지 않았고, 골키퍼나 수비수가 공을 급히 걷어내는 장면이 많았다. 황의조가 김민재의 긴 패스를 받아 단숨에 호주의 최종 수비 라인 뒤쪽으로 파고들었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대각선으로 강한 땅볼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첫 골로 흐름을 잡는 듯했던 한국은 이후 호주에 주도권을 내줬다. 최종 스코어는 1대1이었지만, 슈팅 수 4―13(유효 슈팅 2―7) 등 세부 내용에선 크게 밀렸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상대 압박 때문에 선수들이 공격을 풀어가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뒷심 부족 문제도 드러났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3분이 모두 지난 다음 실점했다.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중앙 뒤쪽으로 흐른 공을 톰 로기치가 발리슛했는데, 김승규가 잡으려다 앞으로 떨어뜨렸다. 혼전 중 호주 마시모 루옹고가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한국으로선 지난 10월 파나마전에서 2―0으로 앞서다 두 골을 내줘 비겼던 아쉬움을 되풀이한 셈이었다.
골키퍼 경쟁도 원점으로 돌아온 듯한 분위기다. 벤투호가 치른 5경기 중 3경기에 나선 김승규는 이날 호주의 마지막 슈팅을 놓치며 실점했다. 다음 경기에선 조현우나 김진현이 골키퍼로 나설 전망이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던 신예 황인범은 중원 파트너 구자철이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공수를 누비며 경기를 조율하고 창의적 패스로 활로를 열었다. 구자철 대신 투입된 주세종, 수비수 장현수의 빈자리를 메운 김민재도 인상적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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