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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엑's 인터뷰] '영주' 김향기, 열아홉 소녀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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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배우는 혼자만 잘 한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호흡이 정말 중요한 직업이에요. 큰 역할을 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한계가 금방 올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영화 '마음이'에서 보여줬던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이 그대로 묻어있는데, 곧 스무살 성인이 된단다. 웃을 때 지어지는 반달눈과 하트 입술이 마냥 귀엽기만 한 김향기. 하지만 스크린 속의 '배우 김향기'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27개월에 잡지 표지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김향기가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것은 그가 6살 때인 영화 '마음이'다. 어느덧 13년의 연기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 된 김향기.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향기가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영주'(감독 차성덕)에서 또 다른 얼굴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 '영주'는 교통사고로 한 순간에 부모를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김향기 분)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낯선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김향기를 비롯해 유재명, 김호정, 신예 탕준상 등이 출연한다.

'영주'에서 김향기는 작품 속 '영주' 그 자체가 되어 더욱 깊어진 감정과 성숙된 연기를 선보인다. 영주는 서로 위로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해나가는 내용의 담고 있지만 그 전개가 즐겁지만은 않다. 따뜻함 속에 우울감도 자리하고 있고, 복잡한 감정이 오고간다. 때문에 이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너무 과하지 않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배우의 연기력이 뒷받침이 되어줘야 했다.

"'영주' 시나리오를 '신과 함께' 촬영차 지방에 내려갔을 때 받아서 읽게됐어요. 집이 아닌 낯선 공간에서 읽었는데도 집중해서 읽었어요. '영주' 속에서 나오는 주된 사건은 자극적일 수 있는 사건인데도 담담하게 풀어내고, 또 인물들 사이의 심경의 변화를 담고 있는 것이 좋았어요. 영화의 분위기가 머릿 속에 그려지더라고요. 그래서 영주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 제가 생각했던 분위기가 그대로 잘 표현이 됐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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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주가 자신의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죽게 만든 상문과 향숙 부부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영주는 그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함께 웃고, 그들의 따뜻하고 진심어린 보살핌에 위로를 받기 시작한다. 사고였다고 하더라도, 어쨌뜬 자신의 부모님을 죽게 만든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들에게 위로받고, 그들과 함꼐 웃을 수 있을까.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주도 처음에는 복수를 하고 싶어서 상문과 향숙에게 다가간 것이었어요. 영주한테는 너무 미운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영화 속에서 향숙이 영주에게 '영주야, 너는 좋은 아이야'라고 말해주는 장면이 있어요. 그 대사를 딱 듣는 순간, 영주의 입장에서 충분히 그들에게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주는 극중에서 자신의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한번쯤은 폭발할 법도한데 그저 담담하게 꾹꾹 누르는 영주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다가 영화 막바지에 영주가 상문과 향숙을 찾아가 자신이 누구인지 고백을 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감춰왔던 감정을 드러낸다.

"영주가 상문과 향숙을 찾아가서 숨겨왔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표현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이야기를 할 때 영주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까' 고민했죠.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촬영을 시작하니까 여러가지 마음이교차되면서 편안하게 촬영을 했어요. 그 장면을 촬영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해요."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영주가 나중에는 상문과 향숙 부부를 다시 찾아갔을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 바로 다시 만나기는 힘들었겠죠. 서로의 인생에 있어서 엄청난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잖아요. 영주는 그 사건으로 인해서 더 단단해졌을거에요. 그리고 상문과 향숙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아요."

특히 김향기는 상업영화·독립영화를 구분짓지 않고 소신행보를 이어나가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김향기는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작품의 규모를 떠나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여운이 남으면 욕심이 나요. 작품의 주제나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등이 와닿으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죠. 작품을 선택할 때는 제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이 돼요"라며 작품 선택 기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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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기는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의 아역배우에서 조연으로 그리고 주연배우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곧 성인이 되는 시점에서 어딘가 모르게 배우로서 부담감이 밀려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김향기는 "부담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며 덤덤한 마음을 드러냈다.

"중요한 시기이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있지만 부담이 그리 크지는 않아요. 성인이 되더라도 학생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굳이 큰 역할이 아니더라도 작품 속에서 매력있는 역할이 있고, 끌리는 작품은 있으니까요. 들어오는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맡은 제 역할을 잘 해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배우는 혼자만 잘 한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호흡이 정말 중요한 직업이에요. 혼자서 '큰 역할 맡아야지'라는 욕심을 가지면 오히려 한계가 금방 올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이건 제가 배우로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들었던 생각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확고하게 있는 것은 중요해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스스로 연기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껴요. 배우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 어려움은 꼭 있어요. 좋아한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것을 이겨내야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보다 즐거움이 훨씬 커요. 연기를 할 때 고민하는 것조차도 좋아요. '연기를 안 했다면 뭘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연기는 제게 너무 소중해요. 그래서 스스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영주'는 저 스스로, 김향기를 한단계 성장할 수있게 만들어준 작품이에요.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촬영을 했지만,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렸고, 새로운 감정선을 배운 작품이죠. 제가 '영주'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처럼, 관객분들께 여운이 남는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또 위로가 될만한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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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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