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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측근 "김경수 시연에 맞춰 '킹크랩' 개발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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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 앞에서 시연을 하기 위해 ‘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개발을 서둘렀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김 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가 있다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조선일보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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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심리로 김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 재판에서 드루킹 측근인 ‘둘리’ 우모(32)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우씨는 킹크랩을 개발하고 김 지사 앞에서 이를 직접 시연했다고 주장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우씨 증언에 따르면, 우씨는 드루킹으로부터 2016년 9~10월 사이 킹크랩 개발 지시를 받았다. 2017년 중반까지 1차 버전의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정한 계획보다 킹크랩 개발을 서둘렀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우씨는 특검팀이 "킹크랩 개발을 서두른 이유가 무엇이냐. 시연 일자에 맞춰서 개발을 서두른 것 아니냐"고 묻자, "네. 맞는다"고 답했다. 우씨는 이어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한 사실이 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당시 시연회 모습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씨는 "김 지사가 (시연회가 열린) 강의실 내 ‘ㄷ’자 모양의 책상 가장 앞쪽에 있었고, 김 지사 앞에 휴대폰을 놓고 킹크랩을 시연했다"며 "드루킹은 오른쪽 앞쪽에 서 있었고 당시 드루킹이 킹크랩 개발에 대한 허락을 구하자,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우씨는 또 "시연 도중 드루킹이 ‘잠깐 나가 있으라’고 해서 휴대폰을 그대로 두고 나왔다"고도 말했다.

시연회 당시 조작한 기사와 관련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씨와 고영태씨가 20살 차이나는데도 반말을 한다’는 내용을 다루는 보도였다고 확인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우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우씨에게 "시연을 마치고 휴대폰을 들고 나갔다고 했다가 (이제는) 휴대폰을 두고 나왔다고 진술을 바꿨다"며 "정확한 기억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변호인은 또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강연장에서) 참석자들을 내보낸 것이라고 하는데, 우씨가 있는 자리에서 킹크랩 개발 승낙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에 우씨는 "저는 본대로 이야기했고, 진술이 바뀐 것은 기억이 헷갈려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우씨는 "처음 휴대폰을 놓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서 갖고 나온 게 맞는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깊은 관계를 가졌다는 취지의 증언은 지난 재판에서도 나왔다. 지난달 29일 김 지사의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솔본아르타’ 양모(34)씨는 "작년 1월 김 지사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선거 후보에게 경공모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자신이 보호해 주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당시 경공모 회원들이 그런 말을 듣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김 지사는 법정에 출석하기에 앞서 드루킹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추후 재판에서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불법 여론 조작을 벌인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지난해 6월 드루킹과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드루킹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고 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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