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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34] 4쿼터 종료 1분43초 전, 스코어는 112대105, 7점 차이에서 자멀 머리는 놀라운 돌파와 함께 레이업 슛을 성공시킨다. 48득점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보너스 원 샷을 충분히 줘도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되었지만, 심판은 그대로 플레이를 진행했다.
이때까지 머리는 그야말로 '날아' 다녔다. 27개의 야투를 시도해서 19개를 성공시켰다. 야투성공률은 무려 70.4%였다. 3점슛 또한 이날은 특별했다. 평소 머리의 3점슛 성공률은 그다지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이날은 9개를 던져 5개를 성공시켜 55%를 훌쩍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의 승패 또한 이 레이업 슛으로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머리의 50득점 돌파 여부였다.
머리는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 7픽으로 덴버에 입단한 캐나다 출신의 촉망받는 포인트가드다. 입단 후 2년간 거의 전 경기를 뛰었고, 득점을 비롯한 스탯 또한 해가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NBA루키 팀에 뽑혔고, 향후 리그를 이끌어 갈 최고 젊은 선수 중에 한 명 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머리를 완성형 선수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는 게 사실이다. 장래성을 제외한 순수 기록으로만 볼 때, 그는 수준급 가드임은 확실하지만, 웨스트브룩이나 하든에 비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한 경기 득점' 커리어 하이 기록만 봐도 그렇다. 머리의 이전까지 한 경기 최고 득점은 38점이다. 이날 무려 기존 기록보다 10점이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재밌는 것은 머리가 이전까지 30점 이상 기록한 경기가 8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평균 득점도 18점이 채 되지 않았다. 앞으로 머리가 득점 머신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될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날이 무척 특별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상대는 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보스턴이었다.
1분43초는 충분한 시간이다. 2번 이상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게다가 승패도 100%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기울어진 분위기였다. 덴버도 충분히 머리의 사정을 봐 줄 수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러지 못했다. 머리는 3번의 공격을 시도했다. 첫 번째, 3점 슛이 빗나갔고, 레이 업 또한 불발되었다. 1초를 남기고 던진 3점슛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마지막의 3점슛은 좀 무모했고, 머리의 슛에 짜증을 잔뜩 내어 공을 관중석에 던진 카이리 어빙은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 머리는 멋쩍게 웃었지만 모든 것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NBA에서 50득점은 좀 특별하다. 100점을 기록한 윌트 챔벌린도 있지만, 한 선수의 한 경기 50득점은 엄청나다. 이번 시즌에만 클레이 톰프슨과 데릭 로즈가 기록해 김이 좀 센 감도 없지 않지만, 2010년 이후 9년간 57번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57번 나왔지만 기록한 선수는 25명에 불과하다. 스테픈 커리, 러셀 웨스트부룩, 제임스 하든, 케빈 러브 등 현존하는 최고 선수들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머리로서는 이들과 함께 이름을 올릴 절호의 기회였다. 게다가 캐나다인이 NBA에서 50득점 이상을 기록한 적은 그동안 없었다. 백투백 MVP에 빛나는 캐나다의 농구영웅 스티브 내시도 플레이오프에서의 48점이 최고였다.
하지만, 머리는 2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 '피곤'했고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욕심이 있었기에 긴장했고, 그 긴장에서 오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자신의 기록을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면 어빙의 빈축을 샀다.
기록을 깬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것이 그렇게 힘들다. 하긴 누가 알았겠는가? 38분17초 동안 그렇게 잘 들어가던 머리의 슛이 1분여 동안 3번이나 안 들어 갈 줄. 한 경기에서 50점을 기록하는 머리의 '다음' 기회가 언제일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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