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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천고마비’ 틀렸다…말은 겨울에 살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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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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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말, 최저 7월-최고 12월 격차 5㎏

50㎏의 여성에 견주면, 연중 0.5㎏ 등락

한번 전력질주하면 10㎏ 순식간에 빠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하늘은 높고 말을 살찐다)의 계절?

천고마비는 가을의 대명사이다. 그래서일까? 경마장의 국민축제가 많은 가을철, 말 구경 인파도 늘어난다.

경마장에 가보면 비로소 안다. 가을 보다는 겨울에 말이 더 육덕해진다는 것을.

24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따르면, 지난해 말들의 월별 체중 변화 추이를 정밀 분석해 본 결과, 1년 중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간 달은 12월인데, 이달 경주마의 평균체중은 485.06㎏로 연평균 체중(481.8㎏)보다 3.26㎏ 무거웠다.

체중이 가장 가벼웠던 달은 한여름인 7월 479.81㎏로 연평균 체중 대비 1.99㎏, 12월 대비 5.25㎏ 가벼웠다. 7월에 최저점을 찍은 경주마의 평균 체중은 가을에 점차 회복세를 보여 12월에 최고치를 찍었다.

말이 가을에 가장 살찌는 것은 아니지만, 혹서기를 지나면서 점차 체중을 회복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500㎏에 달하는 경주마에게 5㎏정도의 차이는 1%로 아주 미미하다. 50㎏의 20대 여성이 0.5㎏ 빼거나 늘린 수준.

경주마의 경우 경주에서 전력질주를 하고 나면 많은 에너지 소모로 인해 10㎏이상 체중이 감소한다. 이렇게 본다면 월별 미세한 체중변화는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고 보기 힘들다. 천고마비는 틀린 쪽에 가깝다.

천고마비에서 분명히 맞는 것도 있다. 말의 질주가 더욱 아름다워 보일 정도로 하늘이 푸르고 높으며 청명하다는 점이다.

대기 중 태양광선의 산란을 방해할 오염물질이 가장 적은 계절이 가을이기 때문이다. 오염물질의 대기 중 농도가 낮고, 건조한 가을에 공기 분자가 태양빛을 충분히 산란시켜 하늘을 더 푸르게 만드는 것이다.

10월과 11월 렛츠런파크 부경은 ‘천고’의 상쾌함 속에 가을꽃 축제와 금관가야 마철축제, 할로윈축제등을 마련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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