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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측근 "토사구팽 당했다…김경수에게 작업 안한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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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법정에서 ‘드루킹’ 김동원(49) 일당과 김경수 경남지사 사이에 공모가 있었다는 취지의 정황 증거를 제시했다. 드루킹 측이 댓글 작업을 대가로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 등을 요구한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다.

김 지사 측은 그동안 댓글 조작에 관여한 적이 없고, 드루킹 일당에게 제안했던 총영사직은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조선일보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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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혐의 첫 공판에서 김씨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인 ‘아보카’ 도모(61) 변호사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드루킹은 지난해 6월 도 변호사에게 "우리 조직의 가치를 걸고 김경수에게 청탁을 넣었다"라며 "일본 대사 추천 문제로 껄끄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도 변호사가) 일본 대사로 갈 수 있게 마지막 카드를 쓸 생각까지 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드루킹은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 지사에게 문재인 캠프를 도운 대가로 일본 대사직과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김 지사가 대신 센다이 총영사를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 측은 이 같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다가 특검 조사 단계에서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을 수도 있지만 단순 제안일 뿐 대가성이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도 변호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드루킹에게 "제가 일본 대사로 가고 싶다고 한 것은 개인 욕심이 아니라 (경공모) 자금조달을 위한 것"이라며 "김경수가 제시한 자문위원은 저희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제 거추장스러워한다는 것에 불과하다. 토사구팽 당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현재 하고 있는 뉴스작업을 중단하고 김경수에게 지방선거 작업을 안 한다고 전달하자"며 "우리가 그간 한 작업을 언론이나 야당에 알리고 ‘양심 선언’을 하자는 이야기까지 회원들 사이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드루킹은 또 지난해 1월 6일 경공모 전략회의팀의 텔레그램 채팅방에 김 지사가 보낸 메시지를 전달하며 "우리 측 거사와 관련해 방해나 공격이 있을 경우 김경수가 책임지고 방어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경공모 내부 문서도 일부 공개됐다. 자체적으로 작성한 소개 문서도 포함됐다. 소개 문서를 보면, 경공모는 ‘정치적 비밀결사체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경제적으로는 재벌을 대신해 기업을 소유하면서 국가와 소통하고, 한민족의 통일을 지향하며 매국노를 청산한다’는 목적을 갖는다고 규약에 명시했다. 또 이 문서에는 경공모가 ‘동학농민혁명군처럼 혁명을 위한 조직으로 일사불란한 의견과 행동, 조직 등을 갖췄다’는 설명도 있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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