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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줄어든 프로야구 관중 수는 위기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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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127]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O리그 정규시즌이 드디어 끝났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논란에서 FA 몸값, 이와 관련한 선수협과 구단 간 갈등까지 올해는 유독 시끄러웠다.

어쨌든 KBO리그 10개 구단은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의 대장정을 마쳤다. 하지만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고 모든 것이 잘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많은 것을 뒤돌아보고 더 잘 준비해야 할 시기다.

국내 최고 스포츠로서 프로야구의 입지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프로 스포츠 종목들의 협의체라 할 수 있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남자프로농구, 여자프로농구, 프로배구, 남자프로골프, 여자프로골프 등 총 7개 단체가 가입돼 있다. 이 중 개인 종목인 골프를 제외하고 남녀가 구분돼 있는 농구를 하나의 종목으로 간주하면 프로 종목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4개 단체 구기 종목이 주류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이 종목이나 단체들이 얼마나 인기 있고, 소위 '흥행'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뭐니 뭐니 해도 총 관중 수다. 총 관중 수는 한 시즌 동안 얼마나 많은 팬들이 해당 종목의 프로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찾아왔느냐를 말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직관' 수의 총합이다.

프로야구의 총 관중 수는 다른 종목 관중 수보다 월등히 많다. 단순히 월등히 많은 정도가 아니라 나머지 종목의 총 관중 수를 합한 것보다 배가 훨씬 넘는다. 2017년을 기준으로 볼 때 KBO리그의 총 관중 수는 관중 수를 공식 집계하는 프로 스포츠 종목들을 대상으로 볼 때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정도면 프로야구의 위상은 한국에서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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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중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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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해당 스포츠 종목의 규모를 총 관중 수로만 따져서는 안된다. 각 프로 종목마다 운영하는 경기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팀당 144경기를 하는 야구와 팀당 35경기를 하는 배구는 경기 수가 4배 이상 차이 난다. 평균 관중 수를 따져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평균 관중 수에서도 프로야구는 다른 종목을 압도한다. 2018 정규시즌이 종료된 현재 프로야구의 평균 관중은 경기당 1만1214명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팀당 전체 38라운드(경기) 중 32라운드를 마친 프로축구의 현재까지 평균 관중 수는 7239명이다. 프로야구의 62% 수준이다. 실내 스포츠로서 경기장 규모가 작은 프로농구와 배구의 평균 관중 수는 프로축구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프로야구가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단순히 경기 수의 많고 적음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지표다.

게다가 과거 5년 전과 비교해봤을 때 총 관중 수 기준으로 관중이 늘어난 종목은 프로야구와 프로배구뿐이다. 5년 전인 2014년에 650만 관중을 이미 넘어섰던 프로야구의 올 시즌 총 관중 수는 807만명이다. 24%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 정도면 외형적으로 '매우' 훌륭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지난 2년간의 수치와 비교해볼 때 관중 수는 감소했다. 2016년 사상 처음 800만 관중을 돌파(833만명)한 프로야구는 작년(2017년)에 역사적인 840만명을 기록했다.

사실 감소했다는 시그널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소를 곧 위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주가도 그렇고 기업이나 국가의 성장이 그러하듯이 세상에 중단 없이 성장만 하는 것은 거의 없다.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상승하느냐, 즉 추세가 어떠냐이다.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의 총 관중 수 추세는 그동안 몇 번의 조정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비교적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총 관중 수가 그렇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수년간 프로야구는 큰 변화를 겪었다. 수십 년간 이어지던 8개 구단 체제가 9구단을 거쳐 10개 구단으로 바뀌었고, 경기 수도 대폭 늘어났다. 2012년까지 532경기였던 총 경기 수는 2013~2014년 576경기를 거쳐 2015년부터는 720경기가 되었다. 10개 구단 체제에 따른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경기 수 기준으로 볼 때 35%가 늘어난 것이다(여기에 대구, 광주, 고척 등 신축 구장이 여러 개 생겨나 많은 야구팬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경기 수가 이만큼 늘었으면 총 관중 수도 비례해서 늘어야 하는 게 맞는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평균 관중 수를 보면 이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2011년 1만2801명, 2012년 1만3451명을 기록했던 프로야구의 2018년 평균 관중 수는 앞서 언급했듯이 1만1214명이다. 지난 6년간 1만2000명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감소 내지 정체되고 있다.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문제는 평균 관중 수 추세가 총 관중 수의 상승 추세와 다르다는 점이다. 위기감을 느끼고 다같이 머리를 맞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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