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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Y터뷰③] 이정은 "아줌마1에서 함안댁, 작은 역할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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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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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서 방송으로 넘어갈 때 소속사 대표가 그러더라고요. '무대서 얻었던 명성을 TV에서는 못 얻을 수도 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라.' 참 고마운 말이었죠."

배우 이정은(49)은 1991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으로 데뷔해 20년을 무대에서 보냈다. '라이어' '지하철 1호선' 뮤지컬 '빨래' 등 히트한 연극과 뮤지컬만 수십 작품. 그런 그가 방송계에 들어와 처음 맡은 역할은 '아줌마1'이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무대와 달리 변변한 이름조차 없었다. 정작 그는 "역할이 커지는 데 보람을 느꼈다"며 의연한 모습이었다.

"방송에 넘어오고 나서 제 욕심보다 역할이 작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어요. 그럴 땐 어깨에서 '뽕'을 빼야 합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그랬죠. 대사가 없어 미싱질 하는 연기를 열심히 했어요. 그랬더니 선배들로부터 '너는 진짜 그 직업을 가진 사람 같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위안이 됐어요. 결국 작은 역이란 없더라고요. 늘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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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가짐이 바탕이 됐기 때문일까.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에는 모두 이정은이 있다. 그를 대중에 알린 tvN '오 나의 귀신님' 서빙고 보살부터 '미스터 션샤인' 함안댁까지. 이정은의 존재감은 비단 비중과 횟수로 가늠할 수 없다. 비법을 묻자 "제가 연기를 잘하면 방법을 알 텐데"라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다만 배우가 그 인물로 믿어지게 하는 게 좋은 연기인 것 같아요. 제가 존경하는 김윤석 선배가 이런 말을 했어요. 배역에 들어가 있다면 그 사람의 시각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작품을 할 때는 많은 시간을 배역의 시각으로 살려고 해요.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극이 진행될수록 함안댁이 겪는 변화가 사람 이정은에게도 흡수되더라고요. 그때는 몸도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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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작품에서 어머니 혹은 아줌마, 누군가의 아내 역할을 자주 맡은 이정은. 경험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연기라 예상했지만 아직 미혼이란다. 그는 "작품을 할수록 자식들이 점점 많아진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열렬한 연애도 해봤어요. 하지만 결혼 시기를 놓쳤죠. 대신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유대감을 넓혔습니다. 그런 부분을 투영해서 연기하는 것 같아요. 예전의 가족 개념으로는 현대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기하며 만난 인물도 제 남편이고 딸이라 생각하는 편이죠."

올해만 '미스터 션샤인'과 '아는 와이프', '미스 함무라비', 쉼 없는 다작행보다. 오죽하면 '그 소속사에서 가장 바쁜 배우'로 불린다. 이유를 묻자 그는 "드라마와 영화를 병행해서 한 3년 전부터 매니저를 피곤하게 만드는 배우가 됐다"며 기분 좋은 변화라고 했다.

"작품 요청이 들어올 때 함께 할 분들의 품성을 많이 봅니다. 완장을 차고 권위로 누르는 분은 싫어서요. 학생 운동을 했고 또 조연출로 먼저 데뷔해 현장에서 공평, 평등한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제게 대본을 건넨 분들은 다들 겸손했어요. 같이 하면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하고 참여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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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법도 한데 바로 차기작을 결정했다. 현재는 영화 '카트'를 연출한 부지영 감독과 통일에 관한 영화를 찍고 있다고 했다. 드라마도 있다. JTBC '눈이 부시게'로 한지민과 또 한 번 호흡한다. 만나고 싶은 역할을 묻자 자신과 반대인 "완장 찬 정치인 역할 어떨까?'라며 눈을 반짝였다.

인터뷰 말미 이정은은 "좋은 영향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선한 역할로 희망과 감동을, 악역으로 '이렇게 살지 마라' 하는 교훈을 줄 수도 있는 배우를 꿈꾼다.

"인물도 좋고 드라마틱하게 생긴 배우만 스크린과 방송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범위가 넓어진 것 같아요. 여성도 입체적으로 표현되고 엄마 역할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죠. 거기에 저도 한몫을 했으면 해요. 다양한 배우들이 나오면 좋잖아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윌엔터테인먼트, 화앤담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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