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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Y터뷰①] 이정은 "피란민 아버지, '미션' 선택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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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은(49)에 빠진 한 달이었다. 그가 출연한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일주일의 반 이상을 보낸 시청자가 적지 않으리라.

특히 '미스터 션샤인'에서 그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애기씨 고애신(김태리 분)의 든든한 오른팔이자 유모 함안댁을 맡아 열연했다. 시청자로부터 '함블리'(함안댁+러블리)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주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드라마 속 이정은은 그야말로 전천후였다. 유쾌함은 묵직한 감동도 도맡았다. 위기에 처한 애기씨를 위해 낭인들 앞도 과감하게 막아서기도 하고 일본군을 향해 돌팔매질도 불사한다. 의병 활동으로 수척해진 애기씨를 보고 뒤에서 눈물짓는 모습은 애절하다.

최근 종영 인터뷰로 이정은을 만났다. '미스터 션샤인' 속 함안댁처럼 그에게는 사람을 사로잡는 '마성'의 매력이 가득했다. 유머를 곁들인 솔직한 입담은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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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정은과 나눈 일문일답.

Q. 24부작이라는 대장정을 마쳤다. 소감은?

이정은(이하 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려 했는데, 바로 차기작을 찍게 돼 다소 혼란스러운 상태다. 일단 드라마가 이토록 인기를 얻어 기쁘다. '또 언제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꿈만 같다.

Q. 인기를 좀 실감하나?

이: 광고를 두 개나 찍었다. (웃음) 촬영 중에는 지방에 있어서 몰랐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9월 정도부터 체감했다. 작품 하는 만큼은 거리를 두는 게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더라.

이후 반응을 보니 다들 나를 '함블리'라 부르더라고? 누군가를 애정있게 부르는 표현을 별명으로 얻으니 참 기분이 좋다.

Q. 드라마를 선택한 남다른 계기가 있다고 들었다. 아버지가 거제 피란민 출신으로 유진 초이(이병헌)처럼 미군 장교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갈 뻔한 사연이 있었다고?

이: 맞다. 아버지가 거제도 피난촌에 사셨다. 그 때 미군 장교가 아버지를 미군으로 데려가려고 했었다. 그래서일까. 아버지에게는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유진 초이의 마음과 비슷했을 거다.

그런 제가 이 시나리오를 접하니 남 일 같지 않더라. 어렸을 적 말썽도 많이 부려서 자식 노릇을 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드라마도 끝났으니 내년쯤 아버지 모시고 미국에 다녀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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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게 선택한 드라마에서 주연 배우에 버금가는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이: 결국 배역이 좋았던 것 같다. 대본 리딩 후 모두가 제 역할을 부러워했거든. 그만큼 대본의 힘이 100%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 된 대본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다.

Q. 맛깔나는 사투리와 코믹 연기로 극의 활력을 더했다. 실제론 서울 토박이라던데?

이: 그동안 유독 사투리를 구사하는 역할을 많이 제안받았다. 사대문 안에 자란 사람이라 그때마다 쉽지 않더라. 이번 작품의 경우 김은숙 작가가 쓴 대본을 보조 작가분들이 50~60대가 쓰는 어투로 바꿔 넣어주고 그걸 사투리 선생님과 함께 연습했다. 이 과정이 없었으면 함안댁도 없다. 하하.

Q. 함안댁은 코믹한 연기로 극의 활력을 더했지만 후반부 진중한 면이 부각하면서 감정 연기도 필요했다. 어렵지 않았나?

이: 혼란스러웠지만 한 가지만 기억했다. 이응복 감독님이 내게 '부모가 없는 애기씨의 부모 같은 사람이 되어주십시오'라는 말을 끊임없이 했거든.

늘 이 말을 되새기며 캐릭터를 만들었다. 가벼움과 진중함을 오가는 인물이지만 감독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삼아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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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스터 션샤인'은 매 회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함안댁이 꼽는 명장면은 무엇인가?

이: 아무래도 마지막 장면 아닐까? 고애신을 숨기기 위해 미끼 역할을 했고, 일본군이 쏜 총에 맞아 눈을 감기 전 했던 그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살라고 그랬지요. 산속에 있는 그 애들도, 애기씨도 살라고. 애기씨는 내가 살아 온 이유이고 죽은 이유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

이 장면을 촬영하며 어른들의 역할, 아이들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 결말에 모두가 죽으면서도 애신을 남겨놓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내가 없어졌을 때 그 자리를 메우는 세대에 대한 이야기라 가슴에 많이 남는다.

[Y터뷰②] 이정은 "담대한 김태리, 배려 깊은 김은숙 작가"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윌엔터테인먼트, 화앤담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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