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마칠 수 없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을 찾아가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힐만 감독은 흔쾌히 승낙했다. 힐만 감독은 “좋은 결과로 정규시즌을 마쳐 포스트시즌을 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고민은 전혀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10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SK는 2위를 확정하려면 1승이 필요했다. 그리고 상대는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두산이었다. 포스트시즌 예행연습과도 같았다.
김광현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SK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이바지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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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힐만 감독은 김광현에게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5이닝 80구로 제한했다. 김광현은 두산 타선을 상대로 안타 7개를 맞았다. 5회 1사 1루서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았을 때 투구수가 81개였다. 손혁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김광현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함이었다.
김광현은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김재환을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5이닝을 책임졌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김광현은 시즌 11승째(8패)를 거뒀다.
투구수를 너무 의식한 게 오히려 관리하는데 애를 먹었다는 김광현은 “난 괜찮았다. 팔꿈치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경기 결과가 너무 안 좋았다. 무거운 마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싶지 않았다. 꼭 오늘 잘 던져 좋은 흐름을 타고 싶었다. 이제 마음이 가벼워졌다. 2위를 확정한 경기라서 (감독님께)더욱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25경기 평균자책점 2.98 11승 8패 130탈삼진 30볼넷. 팔꿈치 수술 회복 후 복귀 첫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광현은 “기분이 좋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잘 던져)매우 만족한다. 특히 부상 없이 정규시즌을 마쳤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SK는 2위로 플레이으프에 직행한다. 김광현에게는 3년 만의 포스트시즌이다. 2015년 가을야구는 한 판(와일드카드 결정전) 만에 끝났다. 풀고 싶은 게 많다.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욕심이 많다. 현재 몸 상태가 좋다. 팔꿈치도 전혀 아프지 않다”라며 “오늘 때마침 포스트시즌 같이 날씨도 제법 쌀쌀했다. 포스트시즌 예행연습을 잘했다”라며 웃었다.
김광현은 정규시즌 내내 철저하게 관리를 받았다. 그렇지만 포스트시즌은 달라질 수 있다. 힐만 감독은 투수들에게 “포스트시즌에서는 언제 어떻게든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김광현의 시즌 1경기 최다 투구수는 9월 26일 문학 LG전의 105개였다. 그러나 보통 100개를 넘기지 않았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투구수도 87개였다.
김광현은 “100개 이상도 던질 수 있다. 그렇지만 감독님의 허락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생각에도 (시즌 내내)100개에 맞춰 경기를 치렀다. 그렇게 이어가는 게 맞지 않을까.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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