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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슈 [연재] 세계일보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물소·거북이 보호한 플라스틱 안경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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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얼마 전 코에 빨대가 박혀 괴로워하는 바다 거북이가 발견되어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전 세계인의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는데요. 이에 플라스틱 대신 종이 빨대를 쓰자는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아울러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숨진 채 발견된 고래나 새 등 동물들의 피해사례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플라스틱은 동물을 해치는, 지구를 아프게 하는 물질이라고 여기기 쉬운데요. 혹시 아시나요? 플라스틱이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 우리가 평소 자주 사용하는 플라스틱 안경은 물소의 생명을 살린 고마운 물건입니다.

◆동물의 뿔과 껍데기로 만들었던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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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알파위키


테두리가 상대적으로 두꺼운 뿔테안경은 요즘엔 시력 보호와 더불어 패션 아이템으로도 각광받고 있는데요. 뿔테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검정부터 빨강, 하양, 노랑 등 다양한 색상을 자랑해 눈이 나쁘지 않은 이도 하나쯤은 갖추고 있는 아이템이죠.

뿔테는 원래 물소 등의 뿔이나 코끼리의 상아, 거북의 등 껍데기로 만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뿔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안경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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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나무위키


안경의 기원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국특허학회지(2008)에 따르면 이탈리아 화가 토모소 다 모데나(Tommoso da Modena·1325~79)가 그린 위고(Hogo) 대주교 초상화(사진)에 등장하는데요. 안경 쓴 인물이 나오는 그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안경은 나무나 동물의 뿔, 뼈 등으로 테를 만들고, 수정이나 유리로 된 렌즈를 알로 활용한 것이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뿔테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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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역사박물관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중기인 17세기부터 안경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 안경의 재질이 골각패갑(骨角貝甲), 즉 동물의 뼈와 뿔, 조개껍데기라고 소개했는데요. 실제 전시 중인 안경(사진)은 동물의 뿔(角)로 테를 만든 것이라 합니다.

◆과거 안경은 상류층 전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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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뿔이나 상아 재질의 안경테는 과거 만들기도 어려워 소량만 생산됐고, 따라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던 만큼 신분이 높은 몇몇 상류층만 쓸 수 있었습니다. 눈이 나빠도 안경을 꿈꾸지도 못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기술과 소재 혁신으로 가볍고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의 안경테가 개발되면서 안경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안경은 이제 아이웨어(eyewear)라고 할 만큼 우리 몸의 일부가 된 것입니다.

◆보호안경부터 콘택트렌즈까지…플라스틱 안경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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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안경의 기능을 더욱더 다양하게 발전시켰는데요. 시력 교정을 위한 것부터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선글라스, 위험한 작업을 할 때 눈을 보호해주는 용도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수술할 때 이용하는 의료용 보안경과 실험용 고글도 있습니다.

이렇듯 플라스틱이 동물의 뿔이나 가죽을 대체함으로써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는 사실, 이제 아셨죠?

그러나 인간이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로 동물들이 고통받고, 환경이 오염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까운 문제임에 분명하죠.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고, 자연과 동물을 대체하는 플라스틱! 이제 우리는 플라스틱을 ‘어떻게’ 활용하고 잘 처리할 것인지 더욱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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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는 한화케미칼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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