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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오승환의 NL 디비전시리즈 진출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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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25] 끝판대장 '오승환'이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등판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오승환은 2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10회 등판해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등판으로 오승환은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모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최초의 한국인이 됐다. 참고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는 김병현·박찬호·류현진·오승환 등 총 4명이다.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마친 오승환에게 소감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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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2018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PS)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연장 11회에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시카고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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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천신만고 끝에 와일드카드에서 승리하면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다.

A 기분이 좋다. 팀 분위기도 축제 분위기다. 사실 시카고 컵스가 올 시즌 워낙 좋았고, 원정 경기에, 계속 경기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 나 역시 그랬고, 더욱 집중하려고 했다.

Q 연장 10회에 등판했는데.

A 팀이 리드를 잡다가 동점이 돼 불펜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웨이드 데이비스가 9회를 잘 막아줬다. 나 또한 평소와 다름없이 던지려고 노력했다.

Q 10회에 이어 11회에도 나왔다.

A 사실 투수 입장에서는 이닝이 시작할 때 나오고 1이닝 정도만 던지는 게 가장 좋긴 하다. 하지만 야구는 뜻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다. 언제든지 변수가 발생한다. 평소 같으면 다음 이닝에 안 나왔을 수도 있지만, 아깝게 점수가 나지 않았다. 내가 좀 더 끌고 가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비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Q 11회에 여러 돌발 상황이 나왔는데 경기를 보는 콜로라도 팬들 입장에서는 많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A 상대 타자의 부상과 어필 등으로 시간이 좀 지연됐다. 경기 막판에는 투구 리듬이 중요한데 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더욱 집중했다. 땅볼을 유도하려고 볼 배합을 했고, 적중했다. 사실 병살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놀런 에러나도가 착각한 것 같다고 하지만, 최종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단판 승부 경기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 수없이 이런 상황을 경험해왔다. 야수들을 믿어야 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그게 팀이다.

Q 팀 분위기는 어떠한가.

A 아주 좋다. 며칠 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때 로커룸에서 서로 축하하며 즐겼지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이 끝나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 어제 경기에서 다저스를 이겨 지구 우승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그런지 오늘 경기를 꼭 잡자는 서로 간의 격려가 있었다.

Q 팀에서 최고참급이고, 트레이드된 후에 팀 성적도 좋아졌다. 투수조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가.

A 그렇지 않다. 나는 사실 팀에 합류한 지 이제 두 달 정도 됐을 뿐이다. 단지 나이가 많다고 내가 무슨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팀원들이 내가 느끼기에 나에게 무척 잘해준다. 존중받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도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굉장히 착한 친구들이다(웃음).

Q 이제 밀워키와의 디비전 시리즈가 5일부터 시작된다.

A 개인적으로는 우승이라는 최정상의 자리에 서본 지도 꽤 됐다. 여기까지 온 만큼 내셔널리그 우승, 그리고 가능하다면 월드시리즈 우승도 맛보고 싶다. 밀워키가 좋은 팀이지만 우리 팀의 현재 전력으로 볼 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이라고 다를 게 없다. 평소와 똑같이 집중해서 던질 것이다.

Q 한국에서 응원해주고 있는 팬들에게도 한마디 해달라.

A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고 있어서 힘이 나고 또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시즌 전부터 예기치 못했던 여러 일이 있었고, 사실 조금 힘들기도 했다. 팬들이 응원해주지 않았다면 이 정도까지 해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최선을 다해서 (류)현진이와 함께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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