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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현장메모]조커 투입 순간부터 기립박수…안필드 '피르미누 데이'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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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캡처 | 리버풀 홈페이지



[리버풀=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 사흘 전 끔찍한 눈 부상을 입은 리버풀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27·브라질)가 교체 투입을 기다리며 터치라인에 서자 안필드를 가득메운 리버풀 팬이 일제히 기립해 손뼉을 쳤다. 대니얼 스터리지 대신 교체로 들어간 그는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로 화답했다.

피르미누의 마법이었다. 그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1차전 파리 생제르맹(PSG)과 홈경기에서 벤치에 앉았다. 피르미누는 사흘 전 토트넘과 정규리그 경기 중 상대 수비수 얀 베르통헌에게 왼쪽 눈을 찔리면서 출혈이 발생했다. 피르미누의 PSG전 출전은 불투명했다. 이날 클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에야 피르미누가 나를 찾아와 ‘괜찮다. 눈을 뜰 수 있다’고 알렸다”고 했다. 즉 전날까지만 해도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가 뛰는 것만으로도 고마웠을 법한데 너무나도 아름다운 골로 클롭의 믿음에 보은했다. 리버풀은 에딘손 카바니~킬리앙 음바페~네이마르 다 실바가 전방에 포진한 PSG를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전반 30분 앤드류 로버트슨의 크로스를 스터리지가 문전 헤딩 선제골로 연결하며 기선 제압했다. 관중석에서 홍염이 터져나왔다. 안전 문제로 홍염 사용은 제한돼 있는데, 리버풀 팬은 스터리지의 챔피언스리그 복귀 골에 크게 흥분했다. 5분 뒤엔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제임스 밀너가 차 넣으며 점수 차를 2-0으로 벌렸다. 경기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떠나갈 듯했다.

PSG는 전반 40분 앙헬 디 마리아의 왼발 크로스를 토마 뫼니에가 왼발 만회골로 연결하며 추격했다. 후반은 팽팽했다. 후반 27분 클롭 감독은 스터리지 대신 피르미누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6분 뒤 리버풀은 수세에 몰렸다. 모하메드 살라가 결정적인 패스 실수를 범하면서 음바페의 동점골이 터졌다. 이번엔 PSG 원정 응원단이 홍염을 터뜨리며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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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리버풀-PSG 팬의 언쟁이 오가는 등 경기장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한 방에 잠재운 건 피르미누다.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현란한 개인 전술로 제친 뒤 오른발로 PSG 골문을 갈랐다. 토트넘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자 9월에만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4골을 넣은 피르미누다. 안필드 팬들은 이날 피르미누가 눈 부상을 딛고 일어선 것에 “골에 눈을 떴다”는 표현을 하면서 크게 환호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간 피르미누의 눈은 여전히 부어 있었다. 그야말로 투혼과 집념의 골이었다. 클롭 감독은 “피르미누가 (부상으로) 훈련을 함께할 수 없었지만 팀 승리에 집념을 보였다”며 그의 강한 멘털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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