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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프로축구연맹 "아산 해체? 경찰의 갑질…장외 투쟁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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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사실상의 해체 통보다. 유예 기간 없이 일방적으로 갑자기 내린 선택이라 더 당혹스럽다.

K리그2의 아산은 경찰대학이 운영주체인 무궁화체육단과 연계해 의경 신분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달 11일 경찰대학이 프로축구연맹에 일방적으로 선수 수급 중단을 알렸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홈페이지에 선수 공고를 올렸지만 관계자들과의 아무런 교감 없이 선수 충원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유선으로 통보했다. 13일엔 아산 구단으로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의 임기가 시작된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축구단 운영시한을 놓고 협의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

경찰은 2022년부터 의경을 선발하지 않는다. 매년 20%씩 단계적으로 감축해 2023년에는 전면폐지할 계획이다. 축구단 해체도 이에 따라 점차적으로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연맹과 아산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시민구단 전환을 모색했다. 그런데 경찰은 사전 논의 없이 갑작스럽게 선발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축구단은 하루만 보고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다. 경찰의 방침에 따르면 당장 다음해 아산은 K리그 참가가 불가능해진다. 2019년 3월이 되면 전역자가 생기고 14명만 남는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등록선수 20명을 채우지 못하면 리그에 출전할 수 없다. 14명은 갈 길을 잃게 된다. 경찰 측에서는 남은 선수들을 활용할 방안을 연맹에 묻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의 진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입대를 준비 중이던 선수들 중 일부는 일반 사병으로 입대해야 한다. 기량 유지가 어려워진다. 더불어 아산 산하의 유소년 클럽 소속 선수들도 둥지를 잃게 된다. 미래를 준비하는 유소년 선수들이 뛸 팀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다. 경찰의 갑작스러운 선택이 만든 나비효과다.

연맹은 경찰의 일방적인 통보를 ‘갑질’로 규정하고 장외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구상이다. 연맹 관계자는 “모든 일에 절차가 있다. 경찰은 아무런 언질 없이 일방적으로 협약을 파기했다. 갑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K리그와 선수들의 미래를 고려하지 않는 경찰의 판단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강하게 대처하겠다. 항의 방문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장외 투쟁을 불사하겠다”라고 예고했다.

연맹은 경찰이 결정을 바꿔 당초 협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는 “정부의 의경 폐지 계획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안 된다. 여러 방안이 있다. 2019년까지 운영을 지속하고 2020년부터 시민구단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대화를 통해 해결할 여지가 있다.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협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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