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데뷔 2연전 1승1무 ‘합격점’
성실·원칙주의·카리스마 등 눈길
내달 우루과이, 파나마와 평가전
생각에 잠긴 벤투 감독 (수원=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칠레 경기.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기 시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2018.9.11 m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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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새로운 리더’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벤투는 한국 감독을 맡은 뒤 A매치 2연전에서 1승1무를 거두면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7일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2-0으로 완파했고, 11일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칠레와 0-0으로 비겼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벤투 감독이지만 ‘축구학자’란 닉네임을 붙여줘도 될 것 같다. 학자처럼 연구하고 준비한다. 아직 부임 초기이긴 하지만 축구밖에 모르는 성실함도 돋보인다. 한국에 머물 집은 서울이 아닌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의 한 아파트로 정했다.
일산에 집을 정한 이유는 사무실을 마련한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와 가깝기 때문이다. 약 25㎞거리인데 승용차로 2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포르투갈 리스본에 머물고 있는 아내도 조만간 한국으로 건너온다.
주말인 지난 8일은 선수단의 공식 외출일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과 코치진은 파주 사무실에 남아 영상 분석에 매진했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 수석코치, 쿠엘료 수비 코치,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 4명의 포르투갈 코치와 함께 한국에 왔다. ‘팀 벤투’는 늘 붙어 다니며 축구 토론을 한다.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칠레 전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코치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양광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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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칠레 전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양광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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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측근은 “벤투 감독은 평소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놀랄 만큼 많이 먹는 대식가다. 웃통을 벗으면 종합격투기 UFC 선수를 방불케하는 근육질 몸매를 갖고 있다. 평소엔 카디건과 청바지 같은 ‘스마트 캐주얼’을 즐겨 입지만 축구장에서는 축구 이외의 것엔 신경 쓰지 않기 위해 트레이닝복을 입는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벤치 멤버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눈다. 골이 터져도 표정 변화가 없는 ‘포커페이스’다. 주장 손흥민(26·토트넘)은 한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을 다섯글자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을 받고는 “카리스마짱”이라고 답했다.
파울루 벤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ㅇ[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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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함께 선임된 코치진과 지난달 2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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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팀 미팅을 앞두고 파워포인트 자료를 준비해 온 뒤 선수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그가 강조한 5가지 단어는 ‘팀워크(Team-work)’ ‘신념(Conviction)’ ‘희생(Sacrifice)’ ‘자부심(Pride)’ ‘열정(Passion)’ 이었다. 각 단어에서 한 글자씩 빼면 ‘KOREA(대한민국)’가 된다.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은 말동무에 불과했던 아르무아 피지컬 코치 딱 한명만 대동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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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기에 평가는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부임 초기엔 ‘신(God)’을 뜻하는 ‘갓틸리케’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선수들에게 패배의 원인을 돌리는 등 밑천이 드러나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코스타리카에서 교체된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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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시절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중심으로 전술을 짰다. 호날두를 왼쪽 측면에 배치하고,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맡겼다. 유로 2012에선 4강에 올랐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코스타리카 친선경기. 한국 벤투 감독이 교체돼 나오는 손흥민를 안아주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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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경력: 스포르팅(2005~09)
포르투갈 대표팀(2010~14)
크루제이루(2016)
올림피아코스(2016~17)
충칭(2018)
주요 성적: 포르투갈 FA컵 우승(2007, 08)
유로2012 4강
집: 파주NFC와 가까운 경기 고양시 아파트
취미: 딱히 없음(휴식 때도 사무실에서 영상 연구)
옷: 정장 대신 이니셜(PB) 새겨진 트레이닝복
(평소엔 카디건·청바지 등 캐주얼복)
몸: 스테이크 즐기는 대식가. 상체는 근육질
준비: 소집 전 선수단에 열흘간 스케줄 사전 통보
원칙: 식사 때 휴대폰 금지
버스 시간 늦으면 알아서 오라
축구: 포르투갈처럼 실리를 취하면서
경기에 대한 지배력을 강조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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