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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취업자 5천명 늘어난 '고용쇼크'에…전문가들 "경제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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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고작 5000명 늘어나는 '고용 쇼크'가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일자리를 포함한 경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정부에 주문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판매 감소, 구조조정 등 주력산업 부진으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7월보다 12만명 넘게 줄었다.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40대 취업자 수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감소폭(-14만7000명)을 나타냈고, 30대 취업자 수도 9만명 넘게 감소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존의 친노동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기업의 투자와 고용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정부 재정 지출 규모를 늘리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30~40대 일자리와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것은 저성장의 그림자가 노동시장 핵심부까지 깊숙이 진입해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기존의 '노동존중' 패러다임을 '국민경제' '일자리 존중'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내수를 위축시키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규제 등의 노동정책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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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 고용자 수가 감소한 원인은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 가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데 있다"면서 "기업이 투자를 많이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위축시켰고,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며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간접적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 수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재정 지출을 늘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혁신적인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도록 의욕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봉걸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향후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신규 고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드러난다"며 "경기 순환에 따라 고용이 탄력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유연한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제조업 등 산업 분야에서 고용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과 같은 노동정책이 산업 현장에서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정책 도입 목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현실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거나, 미래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심리 상태가 있어야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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