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대구 생활이 버팀목 됐죠" 오승환의 이적 후 첫 승 후일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콜로라도에서의 첫 승 이야기

[쇼미 더 스포츠-112] '끝판 대장' 오승환이 콜로라도 로키스 이적 후 첫 승을 거뒀다. 콜로라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첫 경기에서 기분 좋게 역전승했다. 오승환은 2대3으로 팀이 지고 있던 상황에서 8회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콜로라도 강타선은 9회 초 3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조금 불안한'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가 경기를 잘 끝냈다.

애틀랜타는 오승환에게 행운의 팀이다. 2년 전인 2016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16년 4월 첫 승을 거둔 팀이 애틀랜타였다. 그날도 애틀랜타 원정이었다. 팀이 1점 차 리드를 당한 상황에서 등판해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고, 팀은 이후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그날의 데자뷔 같았다. 8월 17일 현재 메이저리그 12승을 기록 중인 오승환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더불어 유이하게 2승을 거둔 팀 또한 애틀랜타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애틀랜타가 만만한 팀은 아니다. 전통의 강호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올라 있으며, 내셔널리그 15개팀 중 시카고 컵스에 이어 승률 2위를 기록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갈 길이 바쁜 콜로라도로서는 분명 벅찬 상대다. 이번 애틀랜타와의 4연전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콜로라도 이적 이후 이날 경기까지 10경기 9와 3분의 2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하고 있는 오승환은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여름 삼성'만큼이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본인 표현대로 발동이 걸리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6월 7일 이후 31경기 동안 자책점은 4점에 불과했다. 실점을 한 경기는 3경기뿐이다. 기간 중에 15경기 연속 무실점도 기록했고, ERA는 1.23이다. 이 정도면 가히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불펜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매일경제

오승환 선수/콜로라도 로키스 공식 홈페이지


6월 7일 이전의 오승환도 좋은 불펜투수였지만, 기록으로 볼 때 특별하거나 탁월하지는 않았다. 나이와 체력 및 구속 저하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상관없이 그 당시의 오승환은 세계 최고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나름의 역할을 담당하는 긴요한 불펜 자원이었다.

하지만 6월 7일 이후의 오승환은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그리고 콜로라도의 산 사나이는 지금 다시 팀과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애틀랜타와의 경기 후 '끝판 대장'은 '쇼미더스포츠'와 통화하면서 자신의 상승세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콜로라도 이적 이후 첫 승이다. 소감은 어떤가?

▷늘 그렇듯이 불펜투수는 승리 상황에 맞춰서 나가거나 이를 인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늘도 리드당한 상태에서 나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실점을 막자는 생각뿐이었다.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았다.

-메이저 첫 승도 애틀랜타였다.

▷맞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그 경기도 애틀랜타 원정 경기로 기억한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에서 올린 첫 승이라서 기억이 남는다.

-6월 중순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시즌 전부터 좀 어수선했던 만큼 오히려 조급하지 않으려 했다. 야구 시즌은 길다. 특히 메이저리그는 더욱 길다. 너무 잘하려 하고, 또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만 가지고는 잘되지 않는다. 특히 한국 리그 때와 비교하면 이곳은 경기 수가 훨씬 많다. 그래서 올 시즌에는 시즌 초반을 시범경기라 생각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게다가 아메리칸리그는 처음인 만큼 타자들도 열심히 관찰했다. 때로는 맞아봐야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여름인데 더 잘하고 있는 거 같다.

▷대구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서 그런지 여름을 잘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노하우가 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웨이트와 운동이다. 시범경기라 생각했던 시즌 초부터 꾸준히 운동하고 있는 게 지금 빛을 조금씩 발하고 있는 거 같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