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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첫 번째 기념구가 된 오재일의 100호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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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4일 잠실 SK전에서 통산 100호 홈런을 때려낸 두산 오재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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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볼이요? 하나도 없습니다." 프로야구 두산 내야수 오재일(32)의 집엔 홈런 기념구가 없다. 하지만 이젠 하나가 생길 것 같다. 오재일의 프로 통산 100번째 홈런이다.

오재일은 14일 잠실 SK전 2회 말 SK 우완 메릴 켈리의 초구 직구를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커다란 타구였다. 기록원은 잠실구장 오른쪽 외야 깊숙한 곳까지 날아간 홈런의 비거리를 135m로 매겼다. 거리못잖게 중요한 순간에 나온 득점이기도 했다.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터진 동점포였다. 오재일의 올시즌 열일곱번째 홈런이자 통산 100호 홈런. 오재일의 방망이는 다음 타석에서도 터졌다. 4회 1사 1루에서 우중간으로 타구를 날려보내 1,3루를 만들었다. 두산은 이후 나온 조수행의 안타와 볼넷 2개를 묶어 3득점해 6-3 역전승을 거뒀다.

오재일은 100호 홈런볼을 습득한 관중에게 사인볼을 선물하고 사진 촬영도 했다. 오재일은 "사실 집에 홈런 기념구가 없다. 프로 데뷔 첫 홈런도 대구에서 쳤는데 장외로 날아가 받지 못했다. 이렇게 돌려받아 다행이다. 집에 잘 보관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실 100호 홈런인 줄 몰랐다. 더그아웃에 돌아오니 동료들이 알려주더라"며 "평소에도 기록을 신경쓰지 않는 편이고, 전광판도 잘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켈리가 워낙 직구가 빨라 가볍게 치려고 했는데 멀리 날아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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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현대에 입단한 오재일은 '미완의 대기'로 불렸다. 타격 자질을 가졌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산으로 이적한 뒤에도 주전을 꿰차지 못하던 그는 2016년부터 우뚝 섰다. 데뷔 후 처음으로 3할대 타율(0.316)을 기록하면서 27개의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렸다. 지난해에도 타율 0.306, 26홈런·89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2년 동안 친 홈런(53개)이 10년 동안 친 것(30개)보다 더 많았다. 연봉도 9500만원에서 3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 오재일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4월까지 타율은 0.235에 그쳤다. 일시적인 슬럼프인 줄 알았던 침체는 길어졌다. 5월에는 홈런 2개, 6월에는 1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오재일이 살아나줘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공교롭게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오재일의 방망이가 살아났다. 후반기 23경기에서 타율 0.371(70타수 26안타), 7홈런·17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타선도 마침내 완전체가 됐다. 오재일은 "시즌 초반 팀이 계속 이기는데 못해서 너무 미안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요즘 타석에서 타격 타이밍이 좋다. 안 맞을 땐 '왜 이럴까'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자신감이 생겼다"며 "부진했던 만큼 더 잘 해서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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