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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조원우 감독의 첫 퇴장…롯데는 더욱 똘똘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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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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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다. 선수 시절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을만큼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웬만해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지난해 롯데는 석연찮은 심판 판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왜 유독 우리만 피해를 보냐'고 항변할 수도 있었고 과격하게 항의를 펼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은 언제나 심판 판정을 존중했다. 속은 타들어가지만 겉으로는 '지난 일은 잊자'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감정을 속으로 삭히며 내일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사직 삼성전에서는 조원우 감독에게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모습이 나왔다. 2-2로 맞선 3회초 1사 만루 김헌곤의 유격수 병살타 성 타구가 세이프로 선언됐다. 비디오판독을 거쳤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가면서 이닝이 종료되지 않고 1점을 내준 채 이닝이 끝나지 않았다.

조원우 감독은 전광판에 상영되던 비디오판독 과정을 보면서 세이프를 확신했다. 경기 후 만난 롯데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세이프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결국 조원우 감독은 비디오 판독으로 최종 판정이 내려진 뒤에 항의를 할 경우 퇴장을 당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심판진에 항의했고, 설명을 요구했다. 그리고 조원우 감독은 감독 부임 3년 차에 첫 퇴장 조치를 받았다.

롯데 입장에서는 당연히 억울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은 그동안 숱한 억울한 상황에서도 대체적으로 판정에 수긍하는 편이었다.

선수단도 조원우 감독의 이례적인 행동에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경기 후 손아섭은 "3년째 감독님을 뵙고 있는데 퇴장 당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 감독의 퇴장이 선수단의 승부욕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손아섭은 "저 스스로는 감독님이 퇴장을 당하는 것을 우익수 수비 자리에서 보면서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승부욕이 발동됐는지 좋은 기운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3회초, 조원우 감독이 퇴장을 당한 뒤 이어진 이닝 교대 시간에 주장 이대호를 중심으로 선수단이 모여 결의를 다지는 미팅 장면도 포착됐다. 결국 조원우 감독은 이례적인 판정 항의가 선수단을 단단히 뭉치게 된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롯데는 2-4로 뒤지던 상황을 극복하고 7회말 손아섭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지긋지긋했던 삼성전 4연패를 끊었다. 아직 3승10패의 상대전적에 불과하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의 억울했고, 간절했던 마음이 선수단에게 전달됐고, 선수단은 이에 화답했고, 더더욱 똘똘뭉쳤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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