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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SK가 따라가는 '두산의 길' 이미 KBO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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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 1차 신인드래프트’가 2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SK 염경엽 단장이 신인 1차 지명한 인천고 투수 백승건에게 유니폼을 입혀 주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SK는 명백히 두산의 길을 따르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연령을 확 낮춰 잃었던 지속가능한 강팀으로 재도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박재상(36)에 이어 올해 조동화(37)가 은퇴를 선언하며 이른바 왕조 1세대가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노수광과 김동엽(이상 28)한동민(29) 등 20대 후반 외야수들이 주축으로 발돋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SK 염경엽 단장은 “최정(31)과 김광현(30)이 투타 기둥으로 버팀목이 되고 이들보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매김해 성적을 내면 향후 5~6년간 큰 걱정 없이 팀을 꾸릴 수 있다. 그 기간동안 퓨처스팀과 육성군에서 이들을 대체할 젊은 선수를 길러내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 이제 2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제외하면 잘 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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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가 10일 잠실 NC전 1-0으로 앞선 2회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염 단장의 팀 구상은 4년 전 두산 김태룡 단장과 묘하게 일치한다. 지난 2013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내보낸 두산 김태룡 단장은 “팀의 미래를 봐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당장은 팀을 위해 헌신한 베테랑들을 매몰차게 내보냈다는 혹평에 시달리겠지만 훗날 구단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년간 경험을 통해 팀의 방향성을 설정해 개혁을 단행했다. 팀을 지탱할 기둥 역할을 할 홍성흔이 합류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기댈 언덕도 있었다. 김재호 정수빈 박건우 등이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2015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따내며 왕조의 기틀을 세웠다.

부임 첫 해 감격적인 우승을 맛본 두산 김태형 감독은 최근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팀은 지속성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경험부족에서 오는 시행착오도 겪겠지만 길게 보면 시즌 운용이 수월할 수밖에 없다”고 돌아봤다. 양의지와 오재원이 홍성흔이 떠난 기둥 자리를 물려 받았고 김재환을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이 지칠줄 모르고 승리를 쓸어담고 있다. 스카우트 파트와 퓨처스팀이 합심해 대체자원을 계속 키워내 ‘화수분’으로 대표되는 팀 색깔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과감한 세대교체로 팀 주축 연령층을 확 끌어 내린 두산식 팀 구성이 KBO리그의 트렌드로 자리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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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채은성이 4일 잠실 NC전 6-1로 앞선 4회 타석에서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프리에이전트(FA)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아마야구에서 체계적인 선수 육성이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구단이 장기적 구상을 갖고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인큐베이팅 시스템으로 선수 수급을 대체하는 방식이 KBO리그 구단의 생존방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얼마나 빼어난 선수를 영입하느냐의 싸움보다 각자 가진 가능성을 어떻게 극대화시키느냐의 싸움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LG와 넥센, 한화가 올해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SK가 따라가고 있는 두산의 길, 각 팀의 육성전쟁이 소리없는 총성을 울린 단적인 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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