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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은 역시 '연인'

조선일보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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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은 역시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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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러브 앤…'展 관람객 설문 1·2·5위가 '연인들' '사랑…' 꼽아
마르크 샤갈의 색은 역시 사랑이었다.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展)을 찾은 관람객은 회화, 판화, 삽화, 태피스트리,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50여 점 중 가장 감동을 준 작품으로 '연인들'(1937)을 꼽았다. 2위와 5위에 오른 작품도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1949), '연인들'(1954~1955)이다. 관람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샤갈’전 관람객이 감동적인 작품 1위로 꼽은‘연인들’. /국립이스라엘미술관

‘샤갈’전 관람객이 감동적인 작품 1위로 꼽은‘연인들’. /국립이스라엘미술관


연인을 주제로 한 샤갈의 연작 중 하나인 '연인들'은 관람객 28.2%가 첫손에 꼽았다. 10~30대 관람객 사이에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아내 벨라와 자연, 고향에 대한 사랑이 이 그림에 특히 잘 드러나 있다. 한 쌍의 연인이 빨갛고 하얀 꽃 속에 앉아 있다. 위에서 천사가 내려오고, 아래엔 마을과 집, 염소,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수탉이 있다. 고향 비테프스크를 연상시키는 풍경이다. '연인들'을 그린 1937년에 샤갈은 프랑스 시민권을 얻었기 때문에 그 기쁨을 작품에도 표현했다. 작품 전반에 나타나는 빨간색, 파란색, 흰색은 프랑스의 국기 색깔이다.

이 작품을 그린 시기에 샤갈의 생일 선물로 벨라가 사다준 작은 꽃다발이 작품 속에서 화분에 담긴 거대한 꽃다발로 변했다. 샤갈은 꽃다발은 연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했다. 이 작품에서도 꽃다발은 연인들에게 사랑의 보금자리가 돼주고 있다. 하지만 뿌리를 내리고 있던 땅에서 뽑혀 꽃병에 꽂혀 있는 꽃은 고국 없이 방랑하던 샤갈의 심정이자 유대인인 자신의 처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설문 조사에서 이 작품을 꼽은 신아영(20대)씨는 "달콤함과 다정함이 돋보인다. 샤갈의 예술성과 벨라에 대한 사랑이 모두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5위 안에 든 작품 중 유일하게 꽃이 등장하지 않은 작품은 '비테프스크 위에서'(연도 미상)이다. 1914년 샤갈은 고향 비테프스크를 방문했다가 2년 동안 이곳에 머물게 된다. 귀향 이후 이 마을은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주제가 됐다. 이 작품 속 하늘을 떠다니는 남자는 갈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유대인의 운명을 상징한다. 50대 관람객 김인숙씨는 "샤갈의 정체성을 잘 표현한 작품을 보며 그의 내면 세계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은 9월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7월 19일부터 8월 20일까지는 종전 오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앞당겨 개관한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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