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한국 두 기대주, 11년 만의 동반우승 이뤄낼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화요바둑]

18일 잉씨배 청소년 대회 개막

1997년 타계한 대만 기업인 잉창치(應昌期)씨는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잉씨배 창설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잉씨배에 4년 앞서 잉씨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창설했고, 그 대회가 바둑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1984년 출범한 잉씨배 세계청소년선수권은 지난 30여 년간 각국 최고 스타들의 요람이었다.

현 세계 최정상권 라이벌인 박정환(2004년·주니어부)과 커제(2008년·주니어, 2011·시니어)도 이 대회 우승자 출신이다. 한국 박영훈 이영구 강동윤 강유택 나현 허영호, 중국 창하오 구리 저우루이양 양딩신 천야오예 리친청 등도 거쳐 갔다. 이세돌 탕웨이싱 미위팅 신민준 등 준우승자 명단마저 화려하다.

조선일보

“11년 만의 동반 우승 해낼 거예요.”18일 독일서 개막되는 잉씨배 세계청소년선수권 출전에 앞서 정우진(오른쪽)과 김은지가 한국기원 우승컵 진열대를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기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84년 원년 대회 때 한국은 김영환(14·당시 나이) 이창호(9) 류시훈(13)이 출전해 각각 1·3·4위를 했다. "각국 최고 유망주들이 몰려와 치열하게 경쟁했다. 자신감과 겸허함을 함께 배우는 값진 무대였다." 최초 우승자 김영환(48) 9단의 회상이다. 역대 대회 개최 장소도 산호세·오타와·암스테르담·프라하·하얼빈 등 다양했다. 35회째인 올해는 15개국 22명이 출전한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독일 바하라흐서 열린다.

한국 대표는 주니어부(만 12세 이하)에 김은지(11), 시니어부(16세 이하)엔 정우진(13)이 출전한다. 연구생 6조 소속인 김은지는 최근 3개월 사이 여자아마연승최강전, 잉창치배 선발전, 삼성화재 꿈나무대회, 아마여류국수전을 휩쓸어 웬만한 프로보다 유명해진 신동이다.

여자 기사가 이 대회서 우승한 적은 아직 없다. 여성이 한국 대표로 뽑힌 것도 2012년 30회 때의 오유진(현 5단) 이후 두 번째다. 올해 패권은 김은지와 중국 샤오쩌빈(肖澤彬·12)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잉씨배 주니어부는 한국 14회, 중국은 17회 우승했다. 2016년 염지웅(현 인천 지역 연구생 1조)이 한국의 마지막 우승자였다.

시니어부 정우진(충암중 1)은 현재 연구생 4조 소속이다. 한때 2조까지 올랐던 실력파로 머지않아 영재 입단이 유력하다. 중국 리쩌루이(李澤銳·13)와 대만 쉬징언(徐靖恩·12) 등이 우승 경쟁자. 특히 리쩌루이는 프로 초단으로 파워가 뛰어나다는 소문이다. 시니어부는 중국이 최근 7연속 포함, 19회 우승해 한국(9회)을 압도한다.

선수단을 인솔할 조혜연 9단은 "둘 다 나이는 어려도 재능이 탁월하다. 현지 컨디션 조절에 성공하면 동반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동반 우승은 24회 보스턴 대회(한승주·민상연) 이후 10년째 맥이 끊겨 있다. 덤 8집(무승부 흑 승), 기본 60분에 10분씩 3회 연장 허용(매회 2점 벌점) 등 잉씨 룰로 진행된다. 한국 '병아리'들이 미래 '장닭 싸움'에 앞서 통쾌한 승전보를 전해올까.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