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7 (일)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迂廻 코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본선 1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원성진 九단 / 黑 커제 九단

조선일보

〈제5보〉(59~76)=원성진은 개성이 뚜렷한 바둑을 둔다. 힘이 좋고 끈질기며 임기응변에 강하다. 같은 힘바둑인 김지석이나 최철한의 펀치 방향은 웬만큼 예측이 되는데 원성진의 주먹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른다. 정형(定型)에 길들여진 기사들일수록 원성진과의 대국을 거북해하는 이유다. 그는 또한 탁월한 위기 대처 능력으로도 유명하다. 최규병 9단은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찾아내는 묘한 재주를 지녔다"고 했다.

국내 검토진은 흑 59로 참고도 1에 두어 11까지 싸우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이후 백 A, 흑 B로 완결된다. C가 백 3점의 장문을 보는 선수여서 흑진은 보기보다 강하다). 59를 본 원성진, 너무 멀리 뛰지 않았느냐는 표정으로 즉각 60에 붙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각도에서 원성진의 펀치가 터지자 커제는 뜻밖이란 표정으로 다음 수를 찾아 나선다.

흑도 기분 같아선 69로 젖히고 싶지만 당장 단점이 눈에 들어온다. 고심하던 커제, 결국 61의 우회로(路)를 택했다. 그러면 75까지는 필연의 진행. 이 결과는 백의 성공이다. 흑은 애써 쌓은 외세가 △ 한 수에 의해 견제당하고 있는 데다 선수까지 내주었다. 득의의 펀치로 한 차례 득점을 올린 원성진, 10분 만에 76으로 젖혔다. 이 수는 어땠을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