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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KBO리그, 현장과 방송화면 구속 일원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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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LG와 KIA의 경기 6회말 등판한 KIA 한승혁의 구속 159km/h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2017. 6. 30.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분명 같은 공인데 구속은 다르게 찍힌다. 야구장 전광판에 나온 구속과 TV 중계화면, 혹은 문자중계에 나오는 구속이 많게는 3~4㎞ 차이 난다. 보통은 전광판 구속이 낮고 TV 중계화면이 높다. 야구는 1인치가 좌우하는 경기다. 구속 1㎞ 차이로 안타와 파울, 단타와 장타가 갈린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현장에서 야구를 지켜보는 관중과 TV로 야구를 보는 시청자가 판단하는 구위는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다. 타자에게 145㎞ 직구와 148㎞ 직구는 천지차이다.

원인은 분명하다. 장비가 다르다. 야구장에선 이전부터 사용했던 스피드건을 통해 전광판에 구속을 기록한다. 반면 방송사는 트랙맨과 같은 장비를 활용하거나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기록 업체 스포츠투아이의 장비를 사용한다. 정확도는 방송사가 높다. 트랙맨과 스포츠투아이의 피치 FX는 투구 거리와 공이 투수의 손끝에서 포수의 미트로 닿는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한다. 변위/경과시간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반면 스피드건은 위치마다 구속이 다르게 나온다. 스피드건의 위치가 투수-포수와 가까울수록 구속이 높아진다. 보통 스피드건은 홈플레이트 뒤 백스톱 부근에 놓는다. 백스톱이 짧은 구장이 백스톱이 넓은 구장보다 구속이 후할 수밖에 없다. 야구장 표준규격은 홈플레이트부터 백스톱까지 최소 18.288m다.

해결방법은 뚜렷하다. 장비를 일원화하면 된다. 일례로 야구장 전광판에 트랙맨이나 피치FX로 책정한 구속이 나오면 혼란을 피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ML)는 2010시즌 전후로 모든 구장에 최첨단 장비를 설치했다. 트랙맨 레이더와 카이런히고사의 카메라를 활용한 스탯캐스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2015시즌부터는 투구 구속과 회전수, 무브먼트 등의 자료를 대중에 공개하고 있다. 타구 속도와 발사각도도 정확하게 측정된다. 방송사는 스탯캐스트 자료를 고스란히 중계화면에 노출한다. 현장 관중과 TV 시청자가 혼선을 빚을 일이 없다.

KBO리그가 ML처럼 전구장 스탯캐스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KBO가 공식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면 이는 현장 관계자와 야구팬에게도 큰 선물이 된다. LG 류중일 감독은 과거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시간을 회상하며 “삼성 홈구장은 트랙맨 시스템이 돌아간다. 이게 투수교체를 할 때 상당히 유용하다. 투구 회전수가 기록되기 때문에 회전수를 참고해 교체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잠실구장에선 트랙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다고 하더라. 쓰던 것을 못 쓰니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대다수 1군 구장에 트랙맨이 설치됐다. 롯데의 경우 사직구장은 물론 2군 선수들이 뛰는 상동구장에도 트랙맨을 설치해 1, 2군 선수들의 데이터를 일원화시켰다. 하지만 KBO가 구속을 공식화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고 트랙맨 업체와 제휴를 맺지 않은 구단도 있다. KBO 관계자는 “아직 특정 장비를 활용한 구속의 공식 기록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논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ML처럼 구속이 하나로 통일되고 그라운드 위에서 나오는 공 하나하나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선 기약없이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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