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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시청률 너도나도 "우리가 1등"... 지상파 3사의 월드컵 진흙탕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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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영웅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지상파 방송 3사 해설자로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성(SBS)·이영표(KBS)·안정환(MBC) 해설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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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은 장외에서도 치열한 전쟁이 펼쳐진다. 월드컵 중계가 대표적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저마다 유리한 점을 내세워 '월드컵 대표 방송사'를 향한 진흙탕 싸움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 중계를 위해 지상파 3사가 지불한 중계권료 총액은 1200억원 내외다. 많은 돈을 지출한 만큼 각 방송사 간 전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번 월드컵에서 방송 3사 메인 해설위원은 축구팬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들이다. 이영표(KBS)·박지성(SBS)·안정환(MBC)은 저마다 개성을 앞세워 연일 메인 경기에 나서 장외 입담 대결을 펼치고 있다. 또 방송 3사는 저마다 차별화된 콘텐트도 내세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MBC는 인터넷 방송에서 축구 부문 인기BJ로 활약중인 감스트(본명 김인직)를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위촉해 온라인 중계를 맡겼다. KBS는 국가대표 A매치 84경기를 뛰었던 공격수 이근호를 특별 해설위원으로 위촉해 주요 경기에 투입하고, 22일 C조 프랑스-페루 전엔 단독 해설도 맡겼다. SBS는 9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해왔던 노하우를 앞세워 박문성·장지현·김동완 등 축구 전문 해설진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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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스웨덴 전이 열린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거리응원단과 시민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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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마다 나오는 시청률에 각 방송사의 희비도 엇갈린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지난 18일 열린 한국과 스웨덴의 F조 1차전 시청률 조사에서 KBS는 17%를 기록해 SBS(12.5%), MBC(11.4%)를 따돌렸다. 반면 20~49세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시청률 조사에선 SBS가 10.4%로 MBC(10%), KBS(7.4%)에 앞섰다. 각 방송사는 매 경기 나오는 시청률을 통해 저마다 '월드컵 시청률 1위'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MBC는 22일 "프랑스-페루 경기 시청률이 수도권 기준 2.9%로 1위에 올랐다. 김정근 캐스터와 안정환·서형욱 해설위원이 나란히 나선 7경기 중 6경기에서 1위를 독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BS는 21일 "20~49세 시청 점유율이 개막전 23%에서 한국-스웨덴전은 37%, 20일 H조 일본-콜롬비아전엔 41%까지 올라갔다. KBS는 가구시청률 기준으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SBS는 개인시청률에서 앞섰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각 방송사가 사활을 거는 건 시청률이 곧 수익과도 연계되기 때문이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영국은 BBC와 ITV가 서로 중계할 경기를 나눠 중복 중계를 되도록 피한다. 반면 한국은 한국대표팀을 포함해 주요 경기를 중복 중계하는 구조다. 높은 중계권료에 비해 광고 수입으로는 이를 만회하기 쉽지 않은 구조여서 각 방송사 간 시청률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청률 싸움보다는 양질의 콘텐트 향상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지난 3월 평창 겨울패럴림픽 때 문제가 됐던 지상파 방송사들의 편성 없는 중계는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E조 세르비아-코스타리카, 21일 C조 덴마크-호주 경기는 지상파 3사 모두 중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월드컵 중계 갑질하는 지상파 3사 징계 요청' '국제 스포츠 경기 중계방송 개선 요청' 등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이 이어졌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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