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3 (일)

[창간특집 인터뷰]옥주현+정구호의 아주 특별한 만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옥주현과 정구호가 스포츠서울 창간 33주년을 축하하며 손가락을 펼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아이돌그룹 핑클 출신으로 현재는 최고 뮤지컬 배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옥주현(38)과 패션브랜드 ‘구호(KUHO)’를 탄생시킨 제일모직 전무 출신으로 현재 무용 연출에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구호(56)가 그렇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일을 꾸몄다. 정구호가 오는 7월 14~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옥주현의 데뷔 20주년 콘서트 연출을 맡으며 콘서트 무대에 일대 새바람이 불 것을 예고했다. 두사람과 서울 광화문의 카페에서 만나 일, 예술, 행복 등에 관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두 분이 만났다. 첫 만남은 어땠나.
제 소속사 포트럭 여준영 대표님께서 정구호 선생님의 무대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무척 좋고 감각적인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셨다. ”물론 좋은데 그분이 해주실까요”라고 답했다. 이후 친한 발레리나 김주원 언니가 정 선생님과 친분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언니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언니가 “정 선생님 무대가 강렬해 아티스트가 더 강렬해야 하는데 너는 에너지가 강하니 환상적일 것 같다”고 조언해줬다. 주원 언니가 정 선생님께 제 콘서트 무대 연출에 대해 문의를 드려 성사됐다.(옥주현)

스포츠서울


-정구호가 대중가요 콘서트를 연출한다는 것이 신선하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처음 김주원씨에게 얘기를 듣고는 영국 출장을 다녀와서 대답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출장을 갔는데 출장지에서 주현씨 무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주현씨의 이미지를 더 다양하고 멋진 모습으로 표현하는 무대가 상상이 됐다. 그래서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정구호)

-옥주현+정구호의 조합이 만들어낼 무대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3월에 콘서트를 했었다. 그 콘서트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7월에 콘서트를 연다. 앞선 콘서트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궁금하실 것 같다. 지난 3월 콘서트는 60%는 뮤지컬 넘버를 불렀다. 이번 7월 콘서트는 보다 가수로서의 색깔을 드러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 ‘가수 데뷔 20주년 기념 옥주현 음악회’다. 듣는 분들에게 힐링과 치유를 주는 약 같은 시간이기를 바란다.(옥)

콘서트 장소가 롯데콘서트홀로 정해지고 난 후 무대가 작아서 내가 상상한 것들을 실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극장과 기술감독 등 스태프분들과 의논한 결과 80% 정도 실현하게 됐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무대 설치라고 하는데 무척 재미있는 콜라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현씨와 함께 일을 해보니 전문가의 프로의식과 오픈 마인드가 있었다. 다양한 제안을 오픈 마인드로 듣고 쿨하게 받아들인다. 서로 협의해 나가는 과정이 마치 탁구를 치듯 호흡이 잘 맞는다. 콘서트 부제목이 ‘투 플라이 하이어’(To Fly Higher)다. 주현씨에게 멋진 날개를 달아준다는 의미다. 기대해도 좋을 만한 무대가 될 것이다.(정)

-가수 데뷔 20주년을 맞은 소감은 어떨까.
19세에 데뷔했다. 핑클 활동을 할 때 인터뷰 질문 중 10년 후, 20년 후를 예상해보라는 질문이 많았다. 그때 핑클 멤버들이 다 상상으로 답을 했는데 그 때 했던 예상이 다 틀렸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그때는 힘들었지만 무척 좋았다면 지금은 내 인생의 가장 화려한 순간이 핑클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큰 영광을 갖게 돼 기쁘다. 앞으로 20년 후를 상상해보면 누군가에게 저의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좀 무섭고 꼬장꼬장한 선생님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옥)

스포츠서울

옥주현과 정구호가 날개그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구호를 떠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화제다.
제일모직 구호를 나올 때 “왜 그 좋은 직업을 버리고 나오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때 당시 나는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10년을 더 일할 수 있었겠지만 회사에서 나와서 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창작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정)

-패션 회사를 그만둔 뒤 공연 무대 연출, 가구디자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실 무대 연출은 1997년부터 했었다. 지금까지 20개가 넘는 작품을 연출했다. 아이디어가 나오는 한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어디 소속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까지 확장해보자는 생각이다. 이런 나를 보고 제 친구는 “넌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고 한다. 저는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한 우물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우물 맛보고 싶은 게 꿈이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되 그 도전이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조금은 세상을 위한 일이기를 바란다.(정)

정 선생님이 무대를 연출하신 국립무용단 공연 ‘향연’을 봤다. 세련되고 색감도 좋고 보는 맛이 풍부했다. 선생님이 더 많은 활동을 하시면 좋을 듯하다.(옥)

-뮤지컬 배우 옥주현은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뮤지컬 배우는 가수 활동과 다르게 고민하는 시간과 마무리하는 시간이 길다. 그래서 긴 시간 동안 스스로 지치지 않아야 하고 탐구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처음 뮤지컬에 데뷔해서는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 숙제를 하듯 열심히 달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시간들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 방법을 터득하고 나니 긴 호흡으로 일하는 게 좋다.(옥)

-인생을 풍요롭게 살기 위한 비법이 있다면?
평생을 일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일을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왜 이리 바쁘게 사느냐고, 명예욕이 있느냐고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다. 저에게는 일하는 게 즐거움이고 인생을 보람되게 사는 방법이다. 일은 시기가 있고 인연이 있고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공부하고 도전하는 게 즐거운 인생을 사는 법 같다.(정)

스포츠서울

데뷔 20주년 기념 음악회를 앞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옥주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되는 게 힘들다. 그걸 찾는 게 보물을 찾는 것과 같다. 요즘은 예전처럼 모두가 한가지 모습으로 살아야 잘사는 거라고 여기지 않는다. 삶의 폭이 넓고 다양해졌다. 요즘 끈끈한 물질인 슬라임 만들기가 유행이다. 친구 중 하나가 슬라임을 취미로 만들기 시작해 지금은 판매까지 하면서 무척 즐거워한다. 저 같은 사람은 제가 가진 달란트로 관객을 치유하는 무대를 만드는 게 기쁨이다. 이처럼 자기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벌어야겠다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20대 후반에 공연을 마치고 난 후 혼자 있을 때 내면이 황량해지는 경험을 한 적 있다. 그때 내가 반드시 잘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잘 못 해도 되는 일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도예를 시작했다. 도예가 좋은 점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몰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드시 잘하지 않아도 되니까 치유의 시간이다.(옥)

주현씨가 어떤 그릇을 만드는지 아주 궁금하다. 저는 지금까지 매장에서 공산품 그릇을 사본 적이 없다. 도예가들 전시를 찾아다니면서 작가들의 그릇을 30년간 모았다. 주현씨 그릇도 컬렉션 하고 싶다.(정)

스포츠서울


-요즘 아이돌들의 뮤지컬 진출이 활발하다.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듯하다.
제가 뮤지컬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뮤지컬로 간다고 하면 TV 활동이 뜸한 사람이 가는 곳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현재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아이돌들이 뮤지컬에 선다. 몸은 하나인데 양쪽을 오가며 활동하려면 힘들 게 분명하다. 그 친구가 힘든 건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자신의 밸런스를 잘 지켜야 한다. 제가 도예를 찾은 것처럼 휴대폰 게임이 됐든 십자수가 됐든 숨쉴 구멍을 찾아야 에너지가 복원된다. 그리고 뮤지컬은 절대적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 그래서 너무 바쁜데 뮤지컬도 하는 건 사실 반대다. 뮤지컬은 유명세로 무대에서 버티기 어렵다.(옥)

-요즘 두 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일까?
늘 관심사가 많은데 최근 관심사는 옥주현이다. 옥주현 콘서트를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다. 상상한 것이 잘 나오기를 바란다.(정)

저 역시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일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건강과 노화를 생각한다. 조여정씨와 만나면 수영하고 발레가고 그런다. 그만큼 운동을 열심히 한다. 몸의 근력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무슨 일을 해도 지치지 않으니까.(옥)
eggroll@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